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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세계 문화 중심지 뉴욕서 '한국 발레' 위상 알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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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간 韓 창작발레 '인어공주'

마린스키 수석 김기민이 왕자役

"이제는 해외 발레 콩쿠르에 한국인이 출전하면 서양인들도 긴장해요. 한국 발레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20·21일 이틀간 뉴욕 시티센터에서 열리는 한국 창작 발레 '인어 공주(Song of the Mermaid)'의 세 주인공 김기민(26)·이수빈(20)·박선미(19)는 이렇게 입을 모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안데르센 동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이 작품에서 각각 왕자와 인어 공주(더블 캐스팅) 역할을 맡았다. 1997년 김선희 한예종 무용원장의 안무로 탄생한 '인어 공주'는 20여 년간 국내에서 전석(全席) 매진 신화를 이끌어 왔지만, 뉴욕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일보

창작 발레‘인어 공주’의 세 주인공. 왼쪽부터 이수빈, 김기민, 박선미. /오윤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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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세계 최정상급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수석 발레리노로 활동 중인 김기민의 출연이다. '순혈주의'가 강한 마린스키에 2011년 최초의 동양인 발레리노로 입단한 그는 2015년 수석 무용수로 발탁됐고, 이듬해 '발레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했다. 현재까지 이 상을 수상한 한국인은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등 4명뿐이다. 김기민은 "내가 생각하는 '인어 공주'의 왕자는 사랑을 모르던 철부지에서 인어 공주를 통해 사랑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성숙해져 가는 순수한 청년"이라면서 "사랑을 배워 나가는 청년의 성장 과정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인어 공주 역을 맡은 이수빈과 박선미는 같은 역할을 다른 색깔로 소화할 예정이다. 박선미는 "이 역할을 처음 맡는데,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겠다"고 했고, 열여섯 살 때 처음 인어 공주 역할을 맡은 이래 세 번째로 이 역할을 소화하는 이수빈은 "이제는 조금 더 성숙해진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2016년 바가노바 국제 콩쿠르 1등, 2014년 불가리아 바르나 국제 발레 콩쿠르 주니어 부문 그랑프리 등을 수상한 이수빈은 내년 1월 보스턴 발레단 입단을 앞두고 있다. 작년 모스크바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거머쥔 박선미도 한국 발레계의 차세대 유망주로 꼽히는 무서운 신예다.

김기민은 "너무나 힘들게 이 자리까지 왔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 작은 등불이 되어 주고 싶은 의무감을 항상 느끼고 있었다"며 "그래서 김선희 원장님이 뉴욕 공연에서 왕자 역할을 제안하셨을 때 선뜻 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인어를 가리켜 "해외 무대에서 여러 유명 발레리나들과 춤춰 봤지만,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후배들"이라고 했다.

[뉴욕=오윤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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