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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10월에만 외국인 자금 4조원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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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치 낮아 만기채권 연장 안해… 한미 금리격차에 이탈 가속 우려

한국은행이 11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의 ‘셀 코리아’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서만 국내 증시와 채권시장에서 약 4조 원의 자금을 빼갔다.

한미 간 금리 격차가 0.75%포인트까지 벌어진 가운데 달러 강세(원화 가치 하락)까지 겹쳐 환차손을 피하기 위한 외국인의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상장채권 잔액은 16일 기준 110조7800억 원으로 지난달 말(112조620억 원)보다 1조2820억 원이 줄었다. 지난달 외국인 채권 투자가 9개월 만에 순유출(―1조9120억 원)을 보인 데 이어 두 달 연속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만기 채권을 연장하지 않고 떠나는 것은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채권 투자금 이탈은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약 2조6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을 본격적인 외국인 ‘엑소더스’(대탈출)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채권파트장은 “한국 경제가 경상수지 흑자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한다면 대외 금리차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급속히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외국계 투자은행의 일반적인 의견”이라고 전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간담회에서 “9월 외국인 보유 채권 중 만기가 돌아온 규모가 컸던 점이 있다”며 “외국인 채권 투자 대부분이 장기투자 성향인 것을 비춰 보면 추세적으로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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