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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강서구 PC방 살인, 경찰 대응 논란에…“지나친 결과론적 비판”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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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 채널A ‘사건 상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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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18일 이어지는 것에 대해 범죄학·법률 전문가는 “지나친 결과론적 비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14일 오전 8시 10분께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이용객 A 씨(29)가 아르바이트하던 B 씨(20)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A 씨는 다른 손님이 남긴 음식물을 자리에서 치워달라는 요구를 하다 B 씨와 말다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현장에는 A 씨의 동생 C 씨도 함께 있었다. B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출동해 상황을 중재한 후 돌아갔고, 잠시 후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B 씨를 A 씨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경찰은 PC방에 있던 사람들의 신고를 받고 다시 출동해 A 씨를 체포한 뒤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하지만 C 씨는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뒤 풀어줬다.

이후 온라인에선 경찰의 안일한 초동 대응이 참변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A 씨가 흉기를 휘두르는 동안 C 씨가 B 씨를 양쪽팔로 잡고 있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공모 가능성이 있는 C 씨를 체포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18일 방송된 채널A ‘사건 상황실’을 통해 “현장 출동한 경찰관들은 처음에 시비로 출동을 한 것이다. 요금 시비 이런 거로 출동한 것인데, 그런 사람을 임의동행을 하고 체포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그렇게 했는데 갑자기 뛰어가서 흉기를 가져온 사항이다”라고 밝혔다.

C 씨의 공모 여부에 대해선 “CCTV를 저희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는데, (동생이 형을) 말리는 거로 보인다. 말리는 거로 보이고, 처음에 형이 흉기를 들고 왔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생이 형을) 말리다 흉기를 보고 옆에 있는 목격자들한테 ‘도와달라, 신고해달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보이고, 목격자 진술도 일치한다”며 “공모를 했다고 하면 공모를 할 시간적 여유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게 CCTV 정황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도 이날 ‘사건 상황실’ 패널로 출연해 “경찰이 처음에 출동해서 제대로 하지 않아 결국 살인사건이 발생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지나친 지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 입장에서는 일단 중재를 해서 피의자가 길거리 횡단보도를 건너서 집으로 귀가하는 걸 보고 돌아갔는데, 그 사람이 다시 올 거라고 신이 아닌 이상 어떻게 추측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법무법인 정향의 백성문 변호사도 이날 JTBC 뉴스에 출연해 “경찰을 비난하기엔 다소 과한감이 있다”며 “통상적으로 PC방에서 요금으로 시비가 붙어서 경찰에 의해 해결됐는데, 이 사람이 집에 가서 칼을 가지고 와 피해자를 살해할 것이라고 예측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해자의 상태나 화가 난 정도를 면밀히 살펴보고 이후 보복을 할 것인지에 대해 예측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이걸 가지고 경찰이 초동 대응을 잘못했다는 것은 결과론적인 비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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