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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文 "교황청·北 교류 활성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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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교황청 기관지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 17일(현지시간)자에 게재된 특별기고문에서 "교황청과 북한의 교류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한과 북한, 가톨릭 간 교류를 위해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한국 가톨릭을 대표해 김희중 대주교가 함께 방북했다"며 "교황청에서도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유럽을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18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위원장의 북한 초청 의사를 전할 예정이다. 사실상 종교의 자유가 없는 북한이 가톨릭 최고지도자인 교황을 초청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로 성사될 경우 전 세계의 이목을 끌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예수님은 증오를 없애고 화해를 낳기 위해 희생하셨고, 평화로 부활하셨다"며 "그동안 남북이 만나고, 북·미가 대화하기까지 많은 희생이 있었다. 이제 우리는 분단과 대결을 평화를 통해 번영으로 부활시킬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2018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에서 교황의 기도와 축복은 큰 격려와 희망이 됐다"며 "나는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 만남의 외교를 강조한 교황 메시지를 항상 기억했다"고 했다. 이어 "'모든 갈등에 있어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교황의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긴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한국 민주화 과정에서 가톨릭의 기여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군사독재 시절 한국 성당은 민주주의의 성지였고, 피난처였다"며 "많은 사제들이 가톨릭 사회교리에 따라 민주화운동을 함께했다. 그것이 한국에서 가톨릭이 존경받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가톨릭은 불의한 국가폭력에 맞섰지만 끝까지 평화를 옹호했다"며 "2017년 추운 겨울 평화로웠던 촛불혁명의 정신에 그 가르침이 있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공동선과 진보와 발전을 단순히 경제적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사람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언급하며 문재인정부 정책 캐치프레이즈인 포용적 성장과의 유사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가톨릭은 물질문명과 무한경쟁사회의 한 줄기 빛으로 시대를 포용하는 힘과 지혜를 갖고 있다"며 "가톨릭은 포용을 추구하는 한반도의 든든한 동반자가 돼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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