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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농심 바둑 마케팅 통했다…中 진출 20년만에 최대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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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올해로 중국 진출 20년을 맞은 농심의 중국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농심은 1999년 700만달러로 시작한 농심 중국법인 매출액이 올해 2억8000만달러로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16일 밝혔다.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7% 늘어난 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법인 누적 매출은 올해 상반기 2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농심 해외 법인 중 최초 기록이다. 농심의 중국 진출은 1996년 상하이 생산공장 가동으로 시작됐다. 당시 대만의 한 회사와 합작 형태로 진출했으나 장기적인 중국 사업을 위해 1998년 지분을 인수하고 1999년부터 독자적 길을 걸었다. 동시에 칭다오·선양공장 등을 잇달아 가동하며 중국 사업을 본격화했다.

1990년대 저가 라면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던 상황에서 농심은 제품과 마케팅의 '투트랙 전략'을 구사했다.

제품은 한국의 매운맛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광고나 마케팅 등은 철저하게 현지 문화와 트렌드를 우선시하는 전략을 펼쳤다.

대표 라면인 신라면·너구리 등을 한국에서 출시되는 제품 그대로 중국 시장에 선보였다. 대신 맛과 품질에 대한 자신감으로 저가 제품과 차별화하는 '고급 이미지'를 고수했다.

동시에 현지 맞춤형 마케팅으로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을 개최했다. 올해 20회를 맞은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은 국가 대항전으로, 중국 인기 스포츠인 바둑을 통해 '신라면을 각인시킨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 제품명을 대회 타이틀로 내세운 것은 세계 기전 중 신라면배가 처음이다.

1회 대회 때부터 한국 조훈현, 중국 마샤오춘 등 최정상급 기사들이 참여하면서 이목을 끈 신라면배 바둑대회는 수많은 명승부를 연출하며 세계 최고 기전으로 발돋움했다. 농심은 첫 대회 때부터 지금까지 대국장 인테리어를 비롯해 팸플릿, 제품 전시, 기념품, 시식 행사 등을 농심과 신라면을 알리는 마케팅 활용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에서 두 차례 치러지는 대회를 보기 위해 대국장이나 TV 앞에 모여드는 중국인이 많아 실제 신라면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농심은 2015년부터 우승 상금을 국내외 최고 수준인 5억원으로 늘리는 등 대회 위상을 높였다.

한편 제20회 신라면배 바둑대회는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올렸으며 5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 이세돌 9단, 중국 커제 9단, 일본 이야마 유타 9단 등 세계적 기사들이 참여한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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