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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국회의원 보좌관의 피감기관 취업 논란…"정권 아닌 제도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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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관, 별정직 공무원으로 공직자퇴직제한 규정 제외

아주경제

"민병두 위원장은 사퇴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자유한국당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2일 오후 국회정론관에서 민병두 정무위원장의 보좌관이 금융위원회 정책전문관으로 특별 채용된 것과 관련해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일종, 김선동, 김진태, 김종석, 김용태 의원. 2018.10.12 kjhpress@yna.co.kr/2018-10-12 13:51:32/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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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국회의원, 보좌진이 피감기관의 장(長)으로 가거나 고위 간부로 재취업하는 게 논란이 되고 있다. 여야 불문, 이 같은 국회 출신 '낙하산 인사', '전관예우'는 제도적 허점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원의 경우 업무 관련 기관에 일정기간 재취업을 금지하고 있지만 국회의원이나 보좌관은 해당 규정에서 제외된다. 임기가 보장되는 일반 공무원에 비해 4년간 한시적으로 일하기 때문이다. 정권마다 반복되고 있는 의원 및 보좌관의 피감기관 재취업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19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한 김성주 전 의원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됐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인 이미경 전 의원(15·16·17·18·19대)은 18대에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이었다.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인 최규성 전 의원(17·18·19대)은 농림수산식품위원회 간사까지 지냈다.

보좌관들도 예외는 아니다. 20대 후반기 국회 정무위원장을 맡은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비서관이었던 노모씨는 지난 2월 정무위 피감기관인 금융위원회 정책전문관(4급)으로 채용됐다. 또 정무위 소속 제윤경 의원의 보좌관도 지난 3월 정무위 피감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의 정책전문위원으로 취업했다.

이처럼 의원 및 보좌관이 피감기관으로 재취업하는 일은 과거 정권에서도 관행처럼 반복돼 온 일이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보좌관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옛 보좌관도 과거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정책보좌관에 이어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냈다”고 반박했다.

야당에서는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정권 차원에서 국회 비서관을 정부 부처에 심으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결국 제도적 허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원 인사에 관한 사무를 총괄하고 있는 국무총리실 산하 인사혁신처는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제도에 따르면 퇴직공직자의 취업 제한 기간은 퇴직 후 3년간이다.

재취업이 제한되는 기관은 △취업이 제한되는 사기업체가 가입하고 있는 협회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이고, 총수입액 중 자체수입액이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 이상인 공기업 △안전감독, 인허가 규제, 조달업무 수행 공직유관단체 등이다.

의원 및 보좌관 역시 국민의 세금을 받는 공무원이지만 인사혁신처의 해당 제도에서는 제외된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별도의 공직자윤리위원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공직자윤리법 9조는 국회의원, 국회 소속 공무원과 그 퇴직공직자에 관한 사항은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할한다고 돼 있다.

의원은 경력직 공무원(실적과 자격에 따라 임용되고 신분이 보장되는 공무원)이 아니라 정무직 공무원이다. 정무직 공무원은 선거로 취임하거나 임명할 때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공무원을 말한다. 보좌관은 별정직 공무원(보좌업무 등을 수행하거나 특정한 업무 수행을 위해 별정직으로 지정하는 공무원)으로 분류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보좌관들은 임기가 보장이 안 되기 때문에 연줄을 통해 부처나 산하기관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역대 어느 정권에서나 있었던 현상으로 일종의 적폐”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만큼 공채의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며 “해당 기관 입장에서는 저항할 도리가 없다. 이런 식의 채용은 앞으로 없애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장은영 기자 eun02@ajunews.com

장은영 eun0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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