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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가짜 포카혼타스" 트럼프 조롱에 워런 의원, DNA 검사 결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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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소수자 특혜 채용 위해 인종 허위 표기 의혹 받아와…CNN "대권 준비 위해 과거 의혹 청산하려는 시도"]

머니투데이

엘리자베서 워런 미국 상원의원.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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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자신의 아메리카 원주민 혈통을 입증하는 DNA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포카혼타스"라고 조롱한 것을 정면 반박하며 차기 대선 준비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워런 의원은 이날 카를로스 무스타만테 스탠퍼드대학 교수가 실시한 자신의 DNA 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워런 의원의 조상들 대부분은 유럽인이지만 6~10세대 전 조상 중에 아메리카 원주민이 있음을 강력하게 입증하는 내용이다.

워런 의원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주도하며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리던 인물이다. 하버드법대 교수 출신으로 그동안 성공을 위해 자신의 원주민 혈통을 이용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미국대학들은 소수집단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을 통해 인종·성별 등을 이유로 차별 받기 쉬운 이들에게 채용 및 입학 과정에서 가산점을 부여한다. 워런 의원은 지난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자신의 인종을 백인이 아닌 소수인종인 원주민으로 표기하기 시작했으며, 당시 그는 펜실베이니아대학, 하버드대학 등에서 정교수로 채용되는 과정 중에 있었다.

이에 따라 우대정책 특혜를 악용하기 위해 인종 표기를 바꾼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로 그는 원주민보다는 백인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DNA 검사 결과에 따르면 그가 보유한 원주민 DNA는 전체의 1024분의 1(0.09%)에 불과하다. 워런 의원은 이에 자신의 학업 성적 및 연구 성과를 공개하며 자신의 채용 과정에서 특혜를 받지 않았다고 반박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워런 의원을 향해 "가짜 포카혼타스"라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DNA 검사를 받고 아메리카 원주민이라는 사실을 밝히면 그가 바라는 단체에 100만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결국 워런 의원은 이날 DNA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국립원주민여성센터에 수표를 보내라"고 촉구했다.

외신들은 워런 의원이 대선 준비 작업에 들어가기 위해 이번 DNA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고 보고 있다. 워런 의원이 차기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경쟁할 민주당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대선 출마를 진지하게 고려해볼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제니퍼 프사키 전 백악관 관계자는 "워런 의원은 (혈통 논란이)대선 때도 불거질 것을 알고 있다"면서 "따라서 대선에 출마하기 전에 관련 의혹을 털어내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NN 역시 "워런 의원이 DNA 검사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오는 2020년 대선에 출마할 경우 받게 될 질문과 공격을 미리 방지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워런 의원을 향한 비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사 결과를 놓고 "누가 신경이나 쓰겠나(who cares)"라고 강조했다. 이어 "몇 퍼센트 포함되었나, 천분의 일?"이라고 반문하며 "내가 직접 그를 테스트할 수 있는 경우에만 100만달러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NYT는 "워런 의원의 원주민 유전자가 1024분의 1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 보수진영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면서 "진보진영에서는 그가 왜 자신의 인종을 바꿨는지에 대한 설명이 아직 부족하다고 비판 중"이라고 전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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