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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카카오 택시로 본 생활 변화상, 집에서 택시 잡고 칼퇴 후 문화시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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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대기업 밀집지역의 시간대별 택시 호출 점유율 변화. /카카오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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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시행 후 문화·체육시설로 향하는 택시 호출이 증가했다. /카카오모빌리티


#. 요즘 택시를 잡는 사람들을 보면 달려오는 차를 향해 손을 흔드는 사람보다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 택시의 안내판에도 '빈차' 대신 '예약'을 켜둔 차가 많다. 심지어 실내에서도 앱을 통해 미리 택시를 부른 후 승차 장소로 나가기도 한다. 카카오 T 택시가 바꿔놓은 풍경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16일 그간의 데이터를 축적해 정리한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 2018'을 내놨다. 눈에 보이는 변화 외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데이터로 추론 가능하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른 이동의 변화다. 지난 7월 주 52시간 근무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시민들의 이동 패턴도 변화됐다. 정시퇴근이 늘고 야근과 회식이 늘면서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게 된 것이다.

현재는 300인 이상의 사업장과 정부, 공공기관에서만 시행되고 있지만, 앞으로 순차적으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이러한 변화는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대기업 밀집 지역에서 눈에 띄게 나타났다. 대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종로구 종로1·2·3·4가동, 서초구 서초2동, 영등포구 여의동,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에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이후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심야시간 점유율이 확연하게 내려갔다. 낮 시간이나 저녁 시간 택시 승차 점유율은 소폭 올라간 것과는 대비적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대기업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이 빨라졌음을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소기업 밀집 지역에선 밤 10시 이후 심야시간 점유율이 소폭 내려갔으며 주거지역에선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빠른 퇴근을 한 직장인들의 발길은 문화·체육시설로 향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영화관으로 향하는 호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8%, 박물관은 101%, 미술관은 234%, 전시관은 167% 증가했고, 체육관 138%, 헬스클럽 159%, 골프장 90%, 테니스장 159% 등으로의 이동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기업의 업무 환경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월 기업과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카카오 T for 비즈니스' 출시 후 직원들은 외근, 출장, 야근 등으로 택시를 이용할 때 별도의 지불 행위 없이 바로 하차할 수 있다. 결제는 관리자가 미리 등록한 법인 신용카드로 결제된다. 기존에 일일이 영수증을 받아 회사에 제출하고 회사 총무팀에서 처리하는 복잡한 과정을 간소화시킨 것이다.

택시 기사의 수입에도 변화가 있었다. 카카오 T 택시 출시 후 택시기사의 소득이 37% 증가했다. 카카오택시 등장 전 택시기사의 소득인 일평균 11만 894원에서 최근 15만2436원으로 증가한 것이다. 해당 기간 동안 택시요금 인상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 T 택시로 인해 37.5%의 택시기사 소득 증가 효과가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카카오 T 택시 앱을 통해 벌어들이는 월평균 소득도 2015년 41만원에서 2016년 64만 원, 2017년 81만 원으로 꾸준히 증가해 2018년에는 96만원까지 늘어났다.

한편 카카오 택시는 2015년 3월 첫 등장 이후, 2017년 8월 카카오모빌리티 독립법인을 출범했으며 2017년 10월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 카카오내비, 카카오주차를 통합한 카카오 T를 출시했다. 9월 말 기준으로 202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대한민국 생산가능인구 3757만명(행정안전부 2018년 8월말 통계 기준) 중 54%가 가입한 셈이다.

구서윤 기자 yuni2514@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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