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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주제는 ‘집합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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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용 총감독 “집합도시는 시민이 함께 만들고 함께 누리는 곳”

이코노믹리뷰

지난해 열린 제1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 배형민 총감독이 전시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서울시가 내년 9월 열릴 제2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로 ‘집합도시’를 선정했다. 전 세계 주요 도시와 도시건축 관련 기관ㆍ대학ㆍ전문가들이 내년 가을 다시 한 번 서울에 모일 전망이다.

서울시는 제2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Seoul Biennale of Architecture and Urbanism)를 2019년 9월부터 11월까지 약 2개월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돈의문박물관마을, 도시건축박물관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서울비엔날레’는 도시와 건축을 주제로 2017년 처음 열린 국내 최초의 글로벌 학술ㆍ전시 축제다. 2017년 제1회 서울비엔날레는 ‘공유도시’(Imminent Commons)를 주제로 전 세계 50개 도시, 120개 기관, 40개 대학이 참가한 가운데 열려, 국내외 총 46만여명, 하루 평균 6000명이 넘는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2019 서울비엔날레’는 ‘집합도시’(Collective City)로 열릴 계획이다. 총 감독은 도시는 공간ㆍ시간ㆍ사회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만드는 ‘집합’체로, 각 도시의 환경 조건과 상호작용의 정도에 따라 서로 다른 집합의 유형을 가진다.

서울시의 목표는 작게는 골목 단위, 크게는 도시 간 집합에 이르는 다양한 ‘집합도시’의 유형을 개발하고 실험하는 무대로 이번 비엔날레를 꾸려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 각 도시들이 현재 실험하고 있는 집합도시 유형과 정보를 바탕으로, 전시를 통한 공유와 미래모델 토론을 모색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전 세계에서 도시의 규모와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에 주목했다. 시는 도시 문제가 어느 한 도시나 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내야 할 과제라는 화두 속에서, 방법론으로 ‘집합도시’를 제안했다.

유엔보고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인구 2/3이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측했다. 개발도상국가의 인구는 2배로 늘어나고, 도시로 덮인 밀집지역은 3배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1회 서울비엔날레가 도시와 건축을 위한 담론의 생산기지로서 첫 발을 내딛은 반면, 제2회 서울비엔날레는 세계 각 도시들이 안고 있는 도시문제의 정보를 교환ㆍ토론하고 함께 해법을 찾아가는 도시ㆍ건축 분야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설명회를 갖고 16일, 주제와 개최일정, 주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시는 앞서 올해 3월 공동 총감독으로 임재용 건축가와 프란시스코 사닌(Francisco Sanin) 미국 시라큐스대 교수를 임명했다.

김영준 서울시 총괄 건축가는 설명회에서 “규모를 갖춘 도시건축 비엔날레를 가진 나라가 드물다”면서 “서울은 베니스와 시카고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이번 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만들어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개최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 건축가는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서울과 한국의 위상이 잡혀가면서, 우리보다 앞선 외국도시의 사례를 쫓는 것만으론 해결할 수 없는 여러 문제점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타 도시의 경험을 우리 것으로 소화하고, 우리의 방법론을 그 외의 도시에 전파하는 장이 비엔날레를 매개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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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용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이 16일 열린 설명회에서 내년 열릴 비엔날레의 취지와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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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용 2019 서울비엔날레 공동총감독은 “2019 서울비엔날레는 시민들이 도시를 만드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라면서 “동시에 비엔날레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의 품격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집합유형을 개발하고, 세계 각 도시들과 도시문제 정보를 교환ㆍ토론하며, 해법을 찾는 ‘글로벌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시스코 사닌 공동총감독은 지난 2015년 서울에서 살아본 경험을 들며 “서울은 많은 도시들에 본보기이자, 연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서울비엔날레 역시 다른 도시의 비엔날레에 비해 소통과 학습의 장이라는 혁신 요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임재용 감독에 따르면 ‘집합도시’란 시민이 함께 만들고 함께 누리는 도시다. 현대 사회에 들어 도시의 기능이 토막처럼(Zoning) 나눠지고 세분화됐지만, 예전 도시 구조처럼 시간ㆍ공간ㆍ사회가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집합’의 개념을 이번 비엔날레를 계기로 복원 또는 적절한 해법을 찾을 계획이다.

프란시스코 총감독은 집합기능의 예시로 동대문 시장을 들며 “동대문 시장은 기업의 형태, 네트워크, 기관이 맞물려 돌아가는 좋은 양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초의 도시인 그리스의 폴리스처럼 각종 분야의 사회가 모여 공공 생산을 함께한 것을 집합으로 설명했다. 프란시스코 교수의 고향인 콜롬비아 ‘메데인’시는 15년 전 가장 위험한 도시에 속했지만, 시장과 건축가, 커뮤니티가 한 데 모여 해결책을 찾았다. 도서관, 공원, 문화시설, 스포츠시설 등 사회자원을 ‘모으는’ 방식을 통해 유기성 있게 작동하고, 가장 빈곤한 사람들이 향유하게끔 함으로써 도시의 치안 문제를 개선해나갔다.

프란시스코 총감독은 “도시는 항상 집합 공간이지만, 요즘처럼 이익 논리에만 치중한 도시와는 다르다”면서 “서울비엔날레를 계기로 민,관,학의 소통이 이뤄지는 새로 만드는 집합도시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총감독으로 임명된 임재용 OCA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2014년 베를린에서 열린 ‘Seoul : Towards a Meta-City’, 2012년 열린 ‘한-일 현대건축교류전’ 등 다수의 전시를 총괄ㆍ기획했고, 201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시 공공건축가로도 활동했다.

해외총감독으로 임명된 프란시스코 사닌 교수는 콜롬비아 메데인 출신의 국제적인 건축가이자 도시설계자로서, 도시 형태의 역사와 이론의 폭넓은 연구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시라큐스대학교 런던센터 교수 겸 건축프로그램 디렉터로 이전에는 시라큐스대학원 학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사닌 교수는 한국, 중국, 멕시코, 콜롬비아, 이탈리아,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건축가 겸 도시설계자로 활동 중이다.

2회 비엔날레는 1회의 프로그램 형태를 이어간다. 주제별‧도시별 '전시'를 양대 축으로 열고, 서울의 주요 산업현장에서 현장형 연구와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서울랩(Seoul Lab)'을 연다.

주제‧도시 전시는 1회 개최지인 DDP, 돈의문박물관마을과 함께 내년 상반기 개관하는 ‘서울도시건축박물관’까지 확대해 개최한다. 서울도시건축박물관은 과거 국세청 남대문 별관으로 사용된 건물을 철거하고, 지하 1~3층에 박물관을, 지상에 시민광장을 조성 중인 곳이다.

또한 서울비엔날레의 주제가 서울과 다른 도시에 어떻게 적용 가능한지 실험하는 ‘싱크탱크’로서 ‘서울랩’(Seoul Lab)을 연다. 현장프로젝트, 국내외 대학 연구를 연계한 국제스튜디오는 물론 교육ㆍ워크숍을 포함한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 민ㆍ관ㆍ학 협업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 서울시는 14시부터 돈의문 박물관마을 안에 자리한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배형민 교수, 스페인의 마누엘 가우사 교수 등 국내외 도시건축분야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공동총감독이 ‘집합도시’의 의미와 선정 이유를 발표한다. 또한 해당 주제를 전시ㆍ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도 이어진다. 시는 이 자리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비엔날레의 세부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김진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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