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원장 이희숙)이 전국 거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카시트가 설치된 차량 100대 운전자를 대상으로 ‘카시트 장착 및 이용실태’를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100대 중 94대는 이용수칙대로 ‘뒷좌석 좌우측’에 카시트가 설치됐지만 5대는 조수석, 1대는 뒷좌석 중앙에 장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100대 중 92대는 카시트가 좌석에 단단히 고정되었지만, 나머지 8대는 고정이 느슨하거나(5대) 고정끈을 체결하지 않았으며(2대), 단순히 카시트를 좌석에 ‘올려놓은(1대)’ 것으로도 확인됐다.
100대 중 98대는 카시트가 영유아 성장 단계에 맞도록 놓였으나 나머지 2대는 영아가 만 1세 미만인데도 앞보기 카시트를 장착했다. 등받이 각도가 부적절하거나, 머리지지대가 낮아 사고 발생 시 아기의 안전이 우려됐다.
영유아용 카시트 안전실태 브리핑이 열린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국소비자원 서울지원에서 한국소비자원 관계자가 제조사마다 다른 영유아 카시트 장착시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
2015년 교통안전공단이 카시트의 어린이 보호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자동차 충돌시험을 한 결과, 카시트 착용 시 사망가능성이 18%인데 비해 카시트 미착용 시에는 9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카시트를 착용할 경우 교통사고 발생 시 만 3세 미만 영아는 71%, 만3~12세 어린이는 54%의 사망감소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호주 왕립 자동차클럽(Royal Auto Club)도 만 4세 미만 영유아가 카시트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교통사고 시 사망률이 10배로 증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카시트 착용률은 일반도로 49.2%, 고속도로 60.4%에 불과해 90%를 상회하는 독일·영국·프랑스 등 교통 선진국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카시트 장착 수칙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탓에 △카시트는 어느 좌석에 놓아도 된다 △반드시 좌석에 고정할 필요는 없다 △방향은 앞보기나 뒤보기 모두 상관없다 △등받이는 눕혀도 되고 세워도 된다 △카시트가 자녀 신체 전부를 포섭할 필요는 없다 등의 답변이 설문조사에서 나왔다.
운전할 때 항상 카시트에 자녀를 앉힌다는 응답자는 26명으로 나타난 가운데 △목적지가 가까워서 △자녀가 울어서 달래려고 △자녀가 카시트에 앉는 것을 싫어해서 △소유한 차량이 여러대인데 옮겨 설치하지 못해서 △자녀에게 수유하려고 등이 카시트에 소홀한 이유로 조사됐다.
영유아 성장단계에 따른 안전벨트 착용방법. 한국소비자원 제공. |
한편 영유아는 성장 단계에 따라 ‘뒤보기 카시트’, ‘앞보기 카시트’ 그리고 ‘부스터 시트’와 ‘안전벨트’ 착용 순으로 차량을 이용하게 된다.
만 1세 미만의 영아의 경우 뒤보기 카시트 설치가 중요한데, 체중에서 머리 무게가 차지하는 높은 영아일수록 차량 급정거나 사고 발생 시 충격을 효과적으로 분산해 머리·경추·척추 등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경우에 따라 만 3세 미만까지도 뒤보기 카시트 착용을 권장한다. 등받이 각도는 예각을 기준으로 반드시 45° 미만을 지킨다.
앞보기 카시트를 장착하면 머리를 바로 세울 힘이 부족한 영유아의 머리가 앞이나 옆으로 떨궈져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등받이 각도를 충분히 확보(예각 기준 75° 미만)한다. 만 7세 미만이고 카시트 제품의 신장·체중 한계 내라면 앞보기 카시트를 계속 착용할 수 있다.
만 4세 이상 유아는 차량 안전벨트가 신체를 적절히 구속할 수 있도록 위치를 조정하는 부스터시트를 착용할 수 있으며, 신체가 충분히 성장한 만 8세 이상의 어린이는 부스터시트의 도움 없이 안전벨트를 착용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부처에 △카시트의 올바른 장착을 위한 소비자교육 및 홍보 강화 △카시트 착용률 제고 방안 마련 △카시트 보급 관련 정부 지원 확대 △렌터카·카셰어링 업체의 카시트 구비 관련 규정 마련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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