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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주가 하락·기관 배당요구 확대…배당株 투자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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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망 배당주펀드 ◆

매일경제

"한국 증시는 현재 저평가 매력을 제외하고는 상승 동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당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4분기 투자처를 찾는다면 배당주가 유망하다고 판단합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국내 증시 부진에도 앞으로 투자 유망한 분야로 배당주를 꼽았다.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발 증시 쇼크와 금리·환율 불안 등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밑도는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11일엔 코스피가 7년 만에 4% 넘게 떨어지며 2200선이 깨지기도 했다. 이처럼 대외적 요인으로 주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선 배당이익으로 주가 하락을 상쇄할 수 있는 배당주가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산시장의 강세는 중앙은행이 만들어낸 절대 저금리 환경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미국 금리 상승이 가장 큰 위험"이라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고 있어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기는 어렵고, 이는 글로벌 증시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3.2%를 상향 돌파하며 2011년 이후 7년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김 센터장은 "미국 증시도 금리 상승에 따라 조정이 나타날 것이고 이는 글로벌 증시 전반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칠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도 한국을 비롯한 대외 교역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미국 증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3.1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3.2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4.08%) 모두 폭락한 데 이어 11일에도 1~2%대 하락세를 보였다. 11일 아시아 신흥국 증시는 일제히 파랗게 물들었다. 이날 코스피는 4.44% 떨어졌는데 유로존 위기가 본격화했던 2011년 11월 10일(-4.94%) 이래 약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또 상하이종합지수는 5.22%, 기술 기업 비중이 높은 대만 자취엔지수는 6.31%, 홍콩 H지수도 3% 넘게 떨어졌다. 이처럼 글로벌 증시가 휘청거리고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저평가 매력이 빛을 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코스피는 2130선 밑으로 추락하면서 12개월 선행 PBR가 0.87배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증시가 반등하려면 기업이익 추정치 증가 혹은 미국 국채 금리·환율 안정 등의 대외적 변화가 나타나야 하는데 아직 이 같은 모멘텀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한국 증시가 추세적 상승세를 보이기 힘들다고 판단해 4분기 코스피가 반등하더라도 2350선이 상한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코스피 시가총액 1·2위 종목들이 반도체주인 만큼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김 센터장은 반도체 업황과 주가에 대해 묻자 "실적의 총량은 양호하지만 주가에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증가율"이라며 "장기적으로 반도체 업황은 더 개선되기 힘든 수준까지 활황을 경험했기 때문에 추가 개선 기대가 낮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은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김 센터장은 최근 주가 조정으로 오히려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종목이 늘어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주가 조정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종목군이 다수 출현한 데다 우리나라는 점진적으로 배당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서 배당주의 경우 업종을 불문하고 투자가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며 "연기금 등 장기 기관투자가들의 배당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배당주가 유망한 이유"라고 했다. 여기에 배당주의 경우 4분기에는 시장보다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계절성도 누릴 수 있다.

김 센터장은 기업 성장 단계에 입각해서 보더라도 배당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주력 산업이 성숙 단계에 진입하면서 투자 수요가 약화되고 있는데, 이때는 기업이 사내 유보를 늘리려는 명문도 약해진다"며 "기업 입장에선 배당을 늘리는 것이 적정 자기자본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스닥시장도 대내외 불확실성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높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최근 700선 초반대로 급락하며 지난 1년치 상승분을 모두 토해냈다.

김 센터장은 "글로벌 성장주 강세를 주도했던 나스닥 기술주들은 최근 금리 상승, 규제 위험, 장기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 등으로 추가 상승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나스닥 조정은 한국 코스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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