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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프랑스는 수소충전소 도심 한복판에···韓 규제 발목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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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럽 등 일부 국가들이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중앙관제로 안전사항을 관리 감독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결국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에서는 수소충전소 설치와 기준 부드러운 반면 우리나라는 규제에 발이 묶여 인프라 확대에 발목을 잡고 있는 꼴이다. 사진=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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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지난 14일(현지시각) 유럽을 순방 중에 프랑스에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시승하고 파리 도심에 위치한 수소충전소에서 충전 시연도 참관했다. 또 충전은 현지 투싼 수소전기차 택시의 운전사가 직접 시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프랑스 도심 수소 충전 시연 참관했지만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다. 국내에서는 수소충전 시 운전자에 의한 셀프 충전이 불법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소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혁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따르면 반드시 수소충전소에 고용된 인원만이 직접 충전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유럽 등 일부 국가들이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중앙관제로 안전사항을 관리 감독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결국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에서는 수소충전소 설치와 기준 부드러운 반면 우리나라는 규제에 발이 묶여 인프라 확대에 발목을 잡고 있는 꼴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 1만5000대를 보급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하고 있지만 수소충전소에 대한 규제 개혁 없이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 까다로운 수소충전소 설치 기준 때문에 첫 과정인 부지 확보부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유치원, 대학 등 학교 부지로부터 200m 이내의 부지에는 수소충전소 설치가 어려움이 따른다.

또 전용주거지역, 상업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 등에는 수소충전소 설치가 불가능하며 철도안전법에에서도 철도보호지구의 경계로부터 30m 이내에는 수소충전소 입지를 제한하고 있다. 수소충전소와 보호시설 등에 5~17m에 달하는 이격 규제가 최근 통과된 특례를 통해 12cm 두께의 방호벽 설치 시 거리제한을 두지 않게 됐지만 여전히 충전소 설립을 제한하는 각종 규제들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해외는 이러한 수소충전소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철폐함으로써 주로 도심 안쪽에 충전소가 지속 들어서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5년 설치된 이와타니 수소스테이션 시바코엔역 지점은 반경 3km 내에 긴자, 국회의사당 및 정부청사가 위치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소충전 시연을 관람한 에어리퀴드사의 수소충전소 역시 에펠탑이 바로 보일 정도로 프랑스 최대 도심 내 위치하고 있다.

수소충전소에만 유독 엄격한 안전관리책임자의 자격에 대한 완화도 시급한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CNG 충전소나 LPG 충전소의 안전관리책임자의 경우 안전관리자 양성교육이나 충전시설 안전관리자 양성교육을 이수하면 설립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수소충전소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따라 가스기능사 자격증을 획득한 자 만이 수소충전소 안전관리책임자 자격을 얻을 수 있어, 수소충전소 운영을 위해서는 이 자격증을 소지한 자를 반드시 선임해야 한다.

최근 정부도 개발제한구역 내 천연가스 충전소에 수소전기차 충전소도 함께 설치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하고 이동형 수소충전소 기준을 마련하는 등 규제 보완에 나서고 있지만 보다 과감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수소차와 수소충전소에는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수많은 시험 검증을 통해 마련 돼 있음. 또한 수소가 노출될 경우 공기보다 14배 가량 가볍기 때문에 가솔린, 디젤, LPG 처럼 특정 공간에 축적되지 않고 신속하게 공기 중으로 사라지게 된다.

미국 연료전지 관련 기관인 BTI사에 따르면 수소연료전지차와 가솔린차의 연료 누출에 의한 화재 전파 실험 결과 수소연료전지차가 안전 면에서 더 우수하다는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또 잦은 지진과 쓰나미로 안전 문제에 극도로 민감한 일본이 수소사회 구현을 국가적 비전으로 설정하고 민·관 공동으로 가정용·수송용 연료전지 보급 확산에 팔을 걷어 붙인 것이 대표적이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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