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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트럼프, 매티스 장관에 “민주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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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교안보 라인 충성파로 완전 재편 모색

11월 중간선거 교체 유력

틸러슨 전 장관과 비슷한 전철

트럼프 외교안보팀 충성파 일색 될 듯
한국일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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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 대해 “민주당원”이라는 딱지를 붙여 불신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잦은 엇박자로 지속적으로 교체설에 휩싸였던 매티스 장관의 11월 중간선거 이후 퇴진이 유력해진 것이다. 동맹 관계를 중시하는 등 전통적인 외교 안보관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균형을 잡으며 ‘어른들의 축’으로 불렸던 매티스 장관이 퇴진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흔들기가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BS방송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매티스 장관이 내각을 떠나느냐'는 질문에 “매티스 장관은 좋은 사람이다. 우리는 관계가 매우 좋다. 이틀 전에 점심을 함께 했다"면서도 “만약 진실을 알고 싶다면, 나는 그가 일종의 민주당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가 떠날지도 모른다"면서 “내 말은 어느 시점에는 모든 사람이 떠난다. 모든 사람은 떠난다. 그것이 워싱턴이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장관을 ‘민주당원’이라고 부른 것은 외교안보 의제를 두고 잦은 충돌을 빚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티스 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주한미군 등을 두고 동맹국의 방위 부담에 불만을 제기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제어해왔고, 이란 핵 합의 탈퇴나 동성애자 군인 금지 등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보였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을 다룬 원로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저서 '공포:백악관의 트럼프'에서 매티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초등학교 5, 6학년 수준의 이해력과 행동을 보인다"고 비판한 것으로 기술되면서 대통령의 의심을 결정적으로 키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렉스 틸러슨 전 국무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바보’라고 불렀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틸러슨 전 장관이 이를 부인했으나 결국 교체됐던 것과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올해 3월 단짝이었던 틸러슨 전 장관이 해임되고 4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취임한 후 외교안보팀에서 고립되는 상황에 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미 군사훈련 중단 조치를 내리는 과정에서도 매티스 장관 의견은 배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니키 헤일리 주 유엔대사가 연말 사임을 공식화한 데 이어 매티스 장관까지 물러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3년을 맞아 외교안보 라인도 새롭게 꾸려지게 된다. 충성파에서 속하는 볼턴 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3기 외교안보팀은 충성파 일색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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