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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1년 만에 공개된 인천 LNG인수기지 가스 유출 사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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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유출 쉬쉬…가스공사 제 식구 감싸기?

한국일보

지난해 11월 5일 인천 LNG인수기지에서 발생한 가스 유출 사고 당시 한국가스공사 내부에서 공유한 사진에는 '민감한 사항 보기만 합시다'란 자막이 삽입돼 있다. 권칠승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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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5일 한국가스공사의 인천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 가스 유출 사고 당시 사진이 약 1년 만에 공개됐다. 저장탱크 밖으로 가스가 흘러 넘쳤던 위험천만한 사고를 가스공사 직원들만 내부에서만 공유하고 외부 유출을 막았던 정황도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해 15일 공개한 지난해 인천 LNG인수기지 가스 유출 사고 사진은 현장 직원이 직접 촬영했다.

사진 속 저장탱크에서는 영하 165도로 냉각된 LNG가 마치 드라이아이스처럼 뿜어져 나오고 있다. 이 사진을 올린 가스공사 직원은 내부에서만 공유하기 위해 ‘민감한 사항 보기만 합시다’란 자막까지 삽입했다. 권 의원은 “자칫 대규모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인데도 내부에서 덮어놓고 쉬쉬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가스 유출 사고가 난 저장탱크는 인천 LNG 인수기지의 1호 탱크로, 1996년 준공돼 20년이 넘었다. 2016년에 86억6,000만원을 들여 보수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가스 유출이란 대형사고가 터졌다. 사고 대기에 방출된 가스와 소각 처리한 가스가 약 28톤에 달했다.

사고가 난 지 1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도 조사 중이고 탱크 보수는 시작도 안 했다. 사고 이후 지금껏 지급한 진단 비용이 20억4,000만원이고, 전면 보수로 이어질 경우 650억원 정도가 추가 투입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 당시 LNG 저장탱크에서 가스가 넘치지 않도록 설비를 감시했어야 할 직원들은 잠을 자거나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인재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어도 이 사고를 처리한 가스공사에는 ‘제 식구 감싸기’란 지적이 나온다.

사고에 연루된 직원은 총 23명에 이르지만, 9명은 징계조치가 아닌 경고를 받았고 14명은 견책과 감봉 같은 경징계에 그쳤다. 가스공사 스스로 사고의 중대성을 감안해 ‘1급 사고’라고 판정한 것을 감안하면 이율배반적인 조치다.

가스공사는 사고를 낸 직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변상금을 받아낼 수 있지만 변상심의위원회조차 열리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가스공사 감사규정에 있던 변상심의위원회 조항을 올해 1월 삭제됐다. 권 의원은 “가스공사 사장이 공석이었는데 내부에서만 쉬쉬하며 변상조항을 슬그머니 삭제, 직원들의 책임을 면하게 해주려는 의도가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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