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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中 ‘무역전쟁’ 여론전…블룸버그·폭스 통해 잇단 美 비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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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은 미국이 일으킨 것…중국 잘못이 아니야" 네덜란드 찾은 中 총리, 현지 언론에 "자유무역 수호" 주장 스티븐 로치 美 교수 인민일보 기고문 "美, 中 희생양 만들어"

“무역전쟁이 시작된 건 불행한 일이다. 하지만 잘못이 중국에게 있지는 않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 대사>
"미국이 관세를 인상해도 중국은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중산 중국 상무부장>

최근 중국 관료들이 잇달아 미국 유력 언론매체를 통해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발표하며 국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이 무역전쟁을 먼저 시작했고, 중국은 어쩔 수 없이 반격하는 것으로, 중국은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수호한다는 게 중국이 전달하려는 핵심 메시지로 풀이된다.

◆ 中 관료들, 美 폭스·블룸버그 잇단 입장 발표
아주경제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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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 대사는 14일(현지시각) 미국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현해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 "누가 무역전쟁을 시작했는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결코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추이 대사는 "그러나 누군가 우리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시작했다면 우리는 우리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반격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우리는 피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추이 대사는 마이크 펜스 부동령이 중국이 공화당 표밭을 겨냥해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 중간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등 중국을 겨냥해 강경한 발언을 한 것을 두고 "근거가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내정불간섭은 중국 외교의 기본 원칙"으로 "중국의 대미 관세 부과는 미국이 중국에 강도 높은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이 (관세 부과를) 취소하면 우리도 취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지적재산권 절도와 기술 강제 이전 주장에 대해서 추이 대사는 "근거 없는 소리"라며 “증거를 내놓으라”고 반박했다. 전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14억 인구가 발전을 모색하는데 스스로 분투 노력에 의지하는 게 아닌, 남의 기술을 훔쳐 발전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며 중국 인민은 세계 그 어떤 나라 사람보다 근면 성실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추이 대사는 앞서 미국과 중국 군함이 정면충돌 위기를 맞았던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선 "사건이 일어난 중국해는 바로 중국의 대문 앞"이라며 “미국 군함이 중국 섬과 해안 인근에 바짝 접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누가 공격하고, 누가 수비한 것인지는 명백히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추이 대사는 그간 미중간 고위층 대화는 양국 관계 발전에 핵심 역할을 하면서 양국 정상은 서로 이해하고 좋은 업무 관계를 구축해 왔다며 이러한 관계가 앞으로도 지속되길 바란다며 11월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중국 무역전쟁 최전선에 있는 부처라 할 수 있는 상무부 수장도 지난 주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기고문을 게재해 중국은 절대로 무역전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확실히 했다.

중산(鐘山) 상무부장은 기고문에서 미국 일각에서는 중국산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늘리면 중국이 결국 타협할 것이라 여기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역사 문화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 부장은 “중화민족은 어떤 난관도 꿋꿌이 견뎌내는 불굴불요(不撓不屈)의 민족으로, 우리는 역사적으로 수 차례 외부 억압을 받아왔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굴복한 적이 없다”며 “중국은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무역전쟁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국가와 인민의 이익을 결연히 수호하고 자유무역과 다자무역체제를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의 결심과 의지를 얕보지 말라”고도 경고했다.

◆ 네덜란드 찾은 中 총리, 현지 언론에 "자유무역 수호" 주장
아주경제

지난 14일(현지시각) 네덜란드를 찾은 리커창 중국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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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부터 유라시아 순방길에 오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4일 네덜란드 방문을 앞두고 유럽 현지 중국어 매체인 ‘구주시보(歐洲時報)’ 기고문을 통해 자유무역을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 총리는 “일방주의, 보호주의의 역류와 기후변화 테러리즘 도전에 직면해 개방이냐 보수냐, 전진이냐 후퇴냐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무역으로 성한 네덜란드와 개발발전에 주력하는 중국은 모두 다자질서의 수혜자로 공동의 답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리 총리는 “양국이 함께 다자주의, 자유무역, 경제 글로벌화, 개방형 글로벌 경제의 댐을 공고히 하고 실질적 행동으로 협력을 진행해 글로벌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해 전 세계 평화 발전을 이어나가자고 전했다.

◆ 中 당기관지에 실린 美 전문가들 목소리

반대로 중국 관영언론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는 글로벌 전문가들의 글도 연일 게재하고 있다.

앞서 13일 미국 월가의 대표 중국통으로 불리는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의 기고문을 중국 당기관지 인민일보에 게재한 게 대표적이다.

로치 교수는 글에서 “미국이 수십년간 미국의 저축 부족과 생산률 하락 등 골치 아픈 문제가 중국 탓이라며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이는 '돈키호테식 자기기만'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조사에서 중국이 불공정 무역으로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인민일보는 15일에도 '무역전쟁은 중국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으킨 무역전쟁에 반대하는 미국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실었다.

여기엔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 장관,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정치학자, 웬디 커틀러 전 미국 무역대표부 부대표 등이 포함됐다. 특히 서머스 전 장관은 "중국회사의 기술적 우위 발전은 미국기술을 훔친 결과가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무역전쟁을 일으킨 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인선 기자 baeinsun@ajunews.com

배인선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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