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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고비 맞은 미국 증시... "강세장 끝났다" vs "연말까지 재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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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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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줄 모르고 강세를 이어가던 미국 증시가 1주일 새 3대 지수(다우, S&P500, 나스닥)가 일제히 4%가량 급락하며 고비를 맞았다. 특히 3대 지수가 한날 동시에 3% 넘게 떨어지는 흔치 않은 폭락장을 연출하자 시장에선 미국 증시 호황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주가와 반비례 관계인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는 비관론 한편으로, 2월과 마찬가지로 단기적인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12일(현지시간) 사이 S&P500지수는 4.1% 하락했고,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4.2%, 3.7% 떨어졌다. 특히 ‘검은 수요일’이었던 지난 10일엔 S&P500지수는 3.3%,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3.2%, 4.1% 폭락했다. S&P500지수를 기준으로 미국 증시는 지난 4~11일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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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S&P 500 지수 3% 이상 하락 거래일 수=그래픽 신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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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들어 S&P500 지수가 종가 기준 3% 이상 하락한 것은 지난 2월(2차례)에 이어 세 번째다. 뉴욕 증시에서 가장 대표성 높은 주가 지표로 꼽히는 S&P500 지수가 3% 넘게 급락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잦아든 2011년 이후 이러한 급락이 일어난 것은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된 2011년(6차례)와 위안화 약세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린 2015년(2차례), 단 두 해뿐이다. 블룸버그는 “주가 지수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가장 오랜 기간인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며 “주식시장이 가장 고요했던 5년이 끝났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보도했다.

미국 증시가 흔들리는 원인으로는 채권 금리 급등이 지목된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이 지난 3일 “현재 기준금리가 여전히 (금리 도달 목표점인)중립금리와 멀리 떨어져 있다”며 지속적 금리 인상 방침을 밝히면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3.1%를 웃도는 등 채권 금리가 급등했고 이 영향으로 주식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채권 등 시중금리 상승은 미국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을 높여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고위험 투자상품인 주식을 택할 유인이 감소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상승할 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 상장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떨어지는 등 불안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며 “주식시장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금리 급등세가 진정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지난 2월 초 미국 증시 급락과 마찬가지로 이번 상황 역시 컴퓨터 알고리즘에 의한 주식 자동매매에서 비롯한 터라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CNBC에 따르면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건 선임 애널리스트는 “주가 지수가 2월과 비슷한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제는 (자동매매 프로그램이)저점 매수를 하도록 설계돼 있을 것”이라며 “이달 실적공개 시즌 이후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을 거쳐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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