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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사우디 언론인 암살’에 속다른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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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배후땐 가혹한 처벌 불구 / 美 무기판매 중단조치엔 회의적” / 브런슨목사 백악관서 환영행사 / “석방위해 터키와 거래도 안해”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쇼기 암살 의혹 사건이 미국의 중동 외교정책에 파장을 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카쇼기의 암살 의혹과 관련해 사우디가 배후에 있다면 “가혹한 처벌”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우디에 대한 무기판매 중단 조치에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세계일보

사우디아라비아 유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의혹을 받고 있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 앞에 11일(현지시간) 많은 취재진이 몰려와 있다. AFP 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터키에 장기 구금됐다 풀려난 앤드루 브런슨 목사에 대한 백악관 환영행사에서 기자들에게 사우디에 군사장비 판매를 중단하거나 취소하는 것은 “진짜 우리 스스로를 벌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사우디에 무기를 판매하지 않으면 막대한 돈이 중국과 러시아 등 다른 나라로 흘러들어 갈 것이라며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매우 매우 강력한 다른 조치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른 조치’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9월부터 미국에 체류하면서 WP에 사우디 왕실에 대한 비판 기사를 실어온 카쇼기가 터키인 약혼녀와 결혼을 하기 위해 이스탄불을 찾았다가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 실종되면서 불거졌다. 터키에서는 카쇼기가 사우디 왕실의 지시로 살해됐다고 주장하지만, 사우디 측은 이를 전면 부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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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카쇼기 암살 의혹 사건으로 개혁적 이미지를 구축해 온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이미지에 흠집이 생기게 됐다. 영미권에서는 카쇼기 암살 의혹을 규탄하는 차원에서 오는 23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리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불참할 계획을 곳곳에서 밝히고 있다. FII는 빈 살만 왕세자가 자신의 개혁 어젠다를 내걸고 서방의 투자를 유치하는 행사로 ‘사막의 다보스’로 불린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브런슨 목사 석방을 전면에 부각하며 “브런슨의 자유를 얻어내기 위한 어떤 양보나 거래도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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