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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대화 채널도 단절한 미·중…'신냉전' 서막? [월드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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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북 앞두고 北·中 공동전선 강화 우려 / 美 ‘先 비핵화·後 제재해제’ 고수 / ‘中, 안보리 北제재 완화 요구’ 제동 / 양국 갈등 확대… 대화채널도 단절 / 무역협상·軍 최고위 대화 등 무산 / G20회의 등 美·中 정상회담 분수령 / 美 ‘中 환율조작국’ 지정하면 확전 / 세계 경제·금융 대혼란 빠질수도

세계일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이 예고된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신냉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대북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등 미국의 ‘선 비핵화, 후 제재 해제’ 방침에 제동을 걸고 있다. 오는 11월 6일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에 열릴 예정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이 성사되면 북·중 공동 전선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중국이 북한 문제를 놓고 미국에 갈수록 협력을 하지 않고, 미·중 간 통상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짐에 따라 미국이 군사, 정치, 경제 분야 등에서 지난 수년 동안 계속된 중국의 고삐 풀린 공격에 맞대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8개월 동안 미·중 관계는 북한을 통제하는 협상과 무역 재균형 문제로 규정돼 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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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트럼프 정부의 각 부처는 중국을 옥죄기 위한 공격 방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미 재무부는 외국에 투자할 때 국가 안보를 저해할 위험이 있는지 검토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었다. 미 법무부는 벨기에에서 활동하던 중국 정보 요원을 GE 항공으로부터 무역 정보를 빼낸 혐의로 체포했다. 미국 검찰이 중국 정보 요원의 신분을 공개하면서 구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무부는 또 중국의 관영 언론사 2곳을 ‘외국 로비 기관’으로 등록하도록 했다. 미 에너지부는 중국에 핵 관련 기술 수출 차단 조처를 했다.

미·중 간 갈등은 오는 11월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이 열리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13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기자 회견을 통해 미·중 정상회담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현재까지 중국 측이 제시한 조건이 없고,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측에서도 명확한 답변이 없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중·미 양국은 각급 간 대화와 소통을 긴밀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미국의 회담 제안에 대해 중국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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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중 간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양국 간 대화 채널이 속속 단절되고 있다. 이달 열릴 예정이었던 제2차 미·중 외교·안보 대화는 물론, 무역전쟁 해법을 위한 류허(劉鶴)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와 므누신 재무장관 간 고위급 무역 협상도 무산됐다. 또 양국 군 최고위급 대화인 미·중 합동참모부 대화도 연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회담이 무산될 경우, 양측 간 신냉전 구도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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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가 다음 주 초 발표할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고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하기로 잠정 결론짓고 이런 의견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사진)에게 보고한 것으로 11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므누신 장관은 특히 미·중 간 통상 협상에서 중국의 환율 문제가 의제에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은 “우리는 중국이 무역 경쟁력을 높이려고 자국에 유리하게 (위안화 가치를) 평가절하하지 말라는 점을 확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주 후반에 반기 환율 보고서를 발표한다. 미국이 이때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면 양국 간 무역전쟁은 환율전쟁으로 확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이 미국에 맞서 경제 보복에 나설 수 있어 양국 간 갈등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고, 세계 경제와 국제 금융 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워싱턴·베이징=국기연·이우승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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