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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글로벌 긴축 속…中, 나홀로 기준금리 인하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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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중국이 식어가는 자국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면서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지자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을 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이강 인민은행장은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30 국제은행 세미나'에서 "(미·중) 무역마찰이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과 경기 하방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며 "중국은 금리정책이나 지준율을 조정할 충분한 정책적 공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인민은행장이 미·중 통상마찰을 중국의 경기 둔화 요인으로 지목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정책에 변화를 주겠다고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들어 중국은 1월, 4월, 7월, 10월 등 네 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낮추며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가장 최근 이뤄진 10월 지준율 인하 조치로 시중에는 7500억위안(122조9400억원)의 유동성이 순공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 조치에도 자산건전성 훼손을 우려하는 상업은행들이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대출을 꺼리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중국 안팎에서는 실물경제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이 행장은 "인민은행의 경기예측 결과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예측한 것과 비슷하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IMF는 지난 12일 공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이 서로 부과했거나 논의 중인 보복 관세를 모두 고려할 경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향후 첫 2년 동안 최대 1.6%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 악순환 과정에서 나온 이 행장 발언은 중국의 경기 하강 압력이 더욱 커질 경우 외자 유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겠다는 신호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인민은행은 2015년 12월부터 지금까지 기준금리 성격인 '1년 만기 대출금리'를 4.35%로 유지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낮춘다는 것은 유동성을 시중에 푼다는 뜻이지만 인민은행은 표면적으로 '온건 중립적인 통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중국의 통화정책은 온건 중립적인 기조를 유지해 지나치게 유동성을 풀거나 긴축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금리 인하 조치에 따른 유동성 공급으로 가뜩이나 약세를 띠고 있는 위안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12일 상하이와 영국 런던 증시를 연결하는 '후룬퉁'에 대한 관리감독 규정 초안을 발표했다. 연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후룬퉁은 상하이와 런던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이 상대국 증시에서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증감회가 발표한 규정 초안에는 중국주식예탁증서(CDR)를 발행하려는 런던 증시 상장사에 대한 조건이 담겨 있다. 지난 120일 동안 평균 종가 기준으로 200억위안 이상의 시가총액을 유지해야 하고 CDR 발행은 최소 5000만주, 총액 기준으로 최소 5억위안 이상 돼야 한다는 것이 대표적인 조건이다. 또 런던 상장사의 CDR에 투자하려는 중국 기관투자가나 개인은 최소 300만위안 이상의 주식계좌 잔액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차이신은 "2015년 10월 시진핑 주석의 영국 국빈방문 당시 제기됐던 후룬퉁이 3년 만에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후룬퉁을 계기로 중국 증시가 더욱 해외에 개방되고, 당국에서 추진 중인 위안화 국제화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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