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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드라기 ECB 총재 경고 "적자예산 이탈리아에 지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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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스트 연정 예산안에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 급등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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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이탈리아 정부의 적자 편성 예산안에 경고장을 날렸다. 이탈리아 출신인 드라기 총재는 적자 재정으로 이탈리아가 위기에 몰릴 경우 ECB가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는 접으라고 충고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15일(현지시간)까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내년 예산 편성안을 보내 심의를 거쳐야 한다.

10년만기 이탈리아 국채와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간 수익률 격차, 스프레드는 시장 불안감으로 인해 3%포인트를 넘어선 상태다.

CNBC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드라기 총재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이탈리아 예산안이 EU 규정에 맞게 잘 짜여질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이같이 쐐기를 박았다. 그는 이탈리아와 EU 회원국들, EU 집행위를 포함한 모든 당사자들에게 "분위기를 가라앉히라"고 촉구하는 한편 이탈리아 예산안에 대한 합의가 원만히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ECB, 안전판 역할 안해"

드라기는 이달들어 이탈리아 포퓰리스트 연정의 적자 예산안을 둘러싸고 시장의 우려가 높아지고는 있지만 상황은 실제보다 과장돼 있다면서 "유럽의 기존 규정들에서 벗어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 상승은 다른 유럽 국가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이탈리아에만 국한된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탈리아 내년 예산안이 재정적자를 심화시키고, 결국 채무위기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투자자들의 투매를 불러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수년만의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그러나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 상승이 유럽 채권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면서 시장 심리 악화는 이탈리아에만 한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앞으로 더 오르거나 이탈리아 시장 불안이 다른 유럽시장으로 전염되면 ECB의 '양적완화(QE) 연말 종료' 계획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유럽 위기확산 증거없어"

드라기는 "이 문제에 관해 추측하고 싶지도 않고, 그런 가설을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다"면서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모든 당사자들이 결국에는 합의점을 찾고, (예산안에) 합의하게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EU 예산규정을 위반하더라도 ECB의 지원을 기대해 도박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원천 차단했다.

시장에서는 이탈리아가 적자재정으로 EU 규정을 위반해 상당한 보복을 받고, 이때문에 이탈리아 금융시장이 훨씬 더 악화하면 결국 ECB가 채권매입 등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에 나설 것이라고 판단해 도박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ECB의 QE 프로그램 규칙으로 인해 이럴 경우 이탈리아에 대한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때문에 이탈리아가 섣부른 도박에 나서는 대신 EU와 합의에 이를 것으로 낙관했다.

한편 드라기는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과 미 금리인상이 세계 경제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년전 세계 경제는 성장과 하강의 무게추가 균형을 이뤘지만 지금은 하강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미래의 일로 아직은 상황이 양호하다고 드라기는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금융시장 여건이 충격에 충분한 대응력을 갖출 만큼 확장적"이라며 "따라서 이같은 위험에 대한 언급들은 지금이 아닌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에 관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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