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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왕좌의 게임'에서 경제실리 챙긴 김동연 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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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발리(인도네시아)=정현수 기자] [美 재무장관과의 소통 이어가…중남미 국가들과 협의체 구성 등에서 성과 거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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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WB 연차총회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BNDCC에서 G20재무장관회의에 참석, 각국 대표들과 공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18.10.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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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대사다. 겨울을 경험할 수 없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이 대사가 언급됐다. 그것도 드라마와 어울리지 않는 글로벌 경제분야의 리더들이 모인 자리에서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개막연설에서 "세계경제의 모든 문제들은 '겨울이 오고 있다'는 말을 체감하기에 충분하다"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거론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을 직접 지목하진 않았지만 "글로벌 경제관계에서 패권 경쟁이 '왕좌의 게임'을 생각나게 한다"며 "이 과정에서 부의 불평등 등 '공동의 적'을 인지하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4일 발리에서 끝난 이번 연차총회의 주요 의제도 위도도 대통령의 발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IMF 등 국제기구의 수장 뿐 아니라 주요20개국(G20)의 재무장관들은 미·중 무역분쟁을 우려한다는 메시지를 쏟아냈다.

이 와중에 한국을 대표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나름의 '경제외교' 성과를 거뒀다. 환율조작국 문제와 맞물린 미국과의 소통, 중남미 국가들과의 협의체 구성 등이 김 부총리가 거둔 성과다.

◇김동연 부총리, 美 재무장관과 7번째 면담 = 김 부총리가 이번 연차총회 기간의 양자면담 중 가장 공을 들인 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과의 면담이었다. 김 부총리는 므누신 장관과 취임 이후 7번째로 만났다.

논의 테이블에 오른 주제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환율조작국 문제다. 미국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에 주요국의 환율정책을 분석한 환율보고서를 발표한다. 여기에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가 담긴다. 환율보고서는 곧 나온다.

이론적으로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의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 부총리는 므누신 장관에게 한국의 환율정책을 설명하는데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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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각) 웨스틴호텔에서 스티븐 므누친 미국재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2018.10.12.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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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총리는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므누신 장관으로부터 우호적인 답을 들었다"며 "비교적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중 무역마찰에 대한 미국 재무부의 전망 등도 공유했다고 한다.

자동차 관세 문제 역시 나왔다. 김 부총리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한국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면 안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므누신 장관은 공감과 함께 미국 행정부 협의에 반영할 뜻을 보였다고 한다.

◇중남미 국가들과 '경제협의체' 구성 = 한국과 태평양동맹(PA) 재무장관 협의체가 가시화된 것도 성과물로 꼽힌다. 김 부총리는 이번 연차총회 기간에 멕시코, 칠레, 페루, 콜롬비아 등 PA 4개국 대표와 만났다.

PA는 멕시코, 칠레, 페루, 콜롬비아 등 4개국이 2012년 결성한 지역연합이다. 역내 관세철폐 등 재화와 자본,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추구한다. 이번 회의에는 멕시코 재무장관과 칠레, 콜롬비아, 페루의 재무차관이 참석했다.

김 부총리는 "큰 성장잠재력과 개방성을 지닌 PA 국가를 중심으로 중남미 지역과 연결성을 강화하는 신(新)중남미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플랫폼으로 한-PA 재무장관 협의체 출범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PA 4개국 대표들은 김 부총리가 제안한 협의체 출범에 전폭적인 지지의사를 보냈다. 협의체 구성 일정은 조만간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내년 3월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PA가 개별 국가와 협의체를 구성하는 건 처음이다.

이 외에도 김 부총리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김용 WB 세계은행 총재 등과 양자면담하고 북한의 국제사회 진입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우즈베키스탄 부총리와의 양자면담도 이뤄졌다.

발리(인도네시아)=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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