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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입 연 사우디 정부 "언론인 살해 의혹 사실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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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사우디아라비아 절대 왕정을 비판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오른쪽)가 지난 2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도착하는 모습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 AFP연합뉴스


왕실을 비판한 언론인을 살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침묵을 깨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압둘아지즈 빈 사우드 사우디 내무장관은 지난 12일 국영 SPA통신에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실종 사건에 사우디 왕실이 개입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허위”라며 “그런 보도는 거짓이고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사우디 정부 장관급 인사가 공개적으로 의혹을 부인한 건 카슈끄지가 실종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사우디 왕실을 비판한 카슈끄지가 이달 2일 실종된 뒤 ‘사우디 왕실이 카슈끄지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을 때 살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동안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을 떠난 뒤 실종됐다”면서 말을 아꼈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 국가들까지 진상 규명을 요구하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사우디 정부는 우리 국민인 그가 무사하길 바란다”며 “이번 의혹은 국제사회에서 사우디를 곤란하게 만들려는 터키와 카타르 일부 언론의 ‘여론전 공작’”이라고 역공했다. 사우디 국영 알아라비야 방송도 “이번 의혹과 관련한 언론 보도 내용이 모두 허위로 드러나고 있다”며 압둘아지즈 장관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사우디는 이번 사건을 터키 당국과 공동 조사하는 대표단을 이날 터키 이스탄불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분위기는 사우디에 불리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사건 발생 초기 방관하던 미국 정부는 사우디에 진상을 규명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사우디 국왕과 통화하겠다고 밝혔다.

서방 기업들도 잇따라 사우디와 거리두기에 나섰다. 영국 버진그룹의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사우디 국부펀드 PIF가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를 투자하는 계획 논의를 중단했다. 무함마드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주도하는 5000억달러 규모의 메가시티 프로젝트 ‘네옴’의 자문이사직로 있던 기업인들도 잇따라 직을 내려놨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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