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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퍼포먼스와 고성 사이 국감 첫주…눈길 끄는 '정책국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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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the300][이주의 핫이슈]백종원·선동열 '국감 스타' 등장…'비리 유치원' 폭로 등 정책감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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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0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이번주 (지난 10~12일) 국회는 국정감사를 개시했다. 의원들마다 눈에 띄기 위해 각종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백종원·선동열 등 유명인사들이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며 파행이 발생한 국감도 있었다. 화제와 소란 속에서도 정책 위주의 피감 기관 감사가 이뤄지며 유치원 비리 등이 밝혀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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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를 위해 가져온 벵갈고양이가 놓여져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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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갈고양이부터 로봇 '클로이'까지…천차만별 퍼포먼스=지난 10일 국정감사 첫날부터 국감장에 각종 동물과 물건이 등장했다. 의원들은 이를 소품 삼아 자신이 지적하고자 하는 현안의 논거로 삼았다.

그중에도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정무위원회 국무총리실 국정감사에 데려온 벵갈고양이는 '동물학대' 논란을 일으키며 지속해서 회자되고 있다. 김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당일이던 지난달 18일 동물원 밖으로 나갔다 사살된 퓨마에 관해 질의하기 위해 퓨마와 비슷한 벵갈고양이를 데려왔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퓨마가 결국 사살된 것과 관련 "퓨마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하고 고양이과 중에서도 가장 온순한 게 퓨마"라며 "마취총을 쐈는데 안 죽으니 바로 사살을 했는데, 퓨마가 불쌍하지 않나"고 지적했다.

이에 여당 의원이 '동물학대'라며 역공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벵갈고양이가 우리 속에 갇혀 나타나 상당히 불안해하는 모습이 있었다"며 "우리 속에 갇힌 벵갈고양이도 동물학대 아닐까 싶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경기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는 '클로이'가 '출석'했다. 클로이는 LG전자가 올 연말 출시할 가정용 서비스 로봇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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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장에 등장한 서비스용로봇 '클로이'/사진=김주현 기자



클로이를 가져온 이는 박성중 한국당 의원이었다. 그는 정부에 서비스용 로봇 투자를 촉구하기 위해 클로이를 작동시키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박 의원은 "의원님들에게도 인사드리자"라며 "헤이, 클로이"라고 불러 로봇을 작동시켰다. 박 의원 생각만큼 로봇이 말을 잘 듣지 않아 재차 '헤이, 클로이'를 외치자 로봇이 대답했다. 클로이는 "안녕하세요,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부는 하루네요"라고 인사했다. 박 의원은 클로이를 쓰다듬으며 "아주 잘했어"라고 했다.

◇백종원·선동열 등장에 취재열기 '후끈'=동물과 물건뿐 아닌 '유명 스타'들도 국감장에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지난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국감에선 오후 중 참고인으로 출석한 요리연구가이자 프랜차이즈 업체를 운영하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발언들에 눈과 귀가 쏠렸다. 예능 프로그램 '골목식당'그는 소상공인 해법 찾기를 '강의'하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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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연구가 겸 사업가 백종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이날 중기부 감사는 오전 중 정회가 될 정도로 여야 대치가 심했지만 오후 백 대표가 등장하자 화해 무드가 조성되기도 했다. 백 대표가 오후 7시쯤 퇴장하자 홍일표 산자중기위 위원장이 "'백종원 특강' 잘 들었다"고 할 정도로 여야 모두 그에게 집중했다.

백 대표는 "인구당 매장 수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도 준비가 없으면 (외식업 창업을) 하지 말라는 의미다. 부추기는 게 아니다"라며 "어쩔 수 없이 가게를 연 분들에게 고칠 부분을 알려드리고 희망을 드리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 상생 방안에 대해서도 그는 "한 쪽이 양보하는 게 아니라 결국 같이 사는 것"이라고 밝혔다. 더본코리아가 3년 전 3년 평균 매출액 1000억을 넘겨 내년 2월 중소기업을 졸업하는 것과 관련 그는 "저희 프랜차이즈는 중소기업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중소기업 성공) 모델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밝혔다. 그는 "저희 프랜차이즈가 좋게 비춰지는 건 (가맹점이) 영업이익을 어떻게 올릴까 함께 고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수시절 '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선동열 야구국가대표팀 감독도 지난 10일 문화체육관광위 문화체육관광부 국감에서 이목을 끌었다. 이날 선 감독의 등장만으로 취재 열기가 대단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선수 선발 의혹과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잇따른 추궁에 선 감독은 "청탁은 없었다"며 "군 미필 여부가 선수 선발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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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선동열 감독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이날 선 감독에 대한 일부 의원들의 질의는 야구 팬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특히 손혜원 민주당 의원이 선 감독에게 호통친 데 대해 공분이 일고 있다. 손 의원은 선 감독의 '연봉'과 '하는 일'에 대해서 물은 뒤 "너무 편한 전임 감독이 아닌가"라고 다그쳤다. 그는 또 선 감독을 향해 "사과를 하시든지, 또는 사퇴를 하시든지 하라. 끝까지 우기고 버티면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가기 힘들다"고 소리쳤다.

◇국민 공분 산 '비리 유치원' 폭로=일회성 '눈길' 끄는 국감보다 정말 국민의 공분을 사며 화제가 된 국감 인물도 눈에 띄었다. 특히 교육위원회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국 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2013~2017년 전국 1878개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를 받아 총 5951건의 비리를 적발했다.

박 의원은 지난 11일 교육부 국감에서 "명단을 보면 유치원 교비로 원장이 핸드백을 사고, 노래방, 숙박업소에서 사용하거나 심지어 성인용품까지 샀다"며 "종교시설에 헌금하고 유치원연합회비를 내는데 수천만원을 쓰고 원장 개인 차량의 기름 값, 차량 수리비, 자동차세, 아파트 관리비까지 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시도별 감사 결과를 보면 시도별 격차가 너무 크다"며 “최근 3년간 어떤 곳은 관내 유치원의 절반이 넘는 곳을 감사한 반면, 다른 곳은 10%도 못한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공익적 부분을 고려해서 이런 유치원 실명을 공개했다"며 "향후 각 시도교육청에 추가로 자료를 확보해 계속해서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매너·고성·보이콧 천태만상 여전=그럼에도 동료 의원들에 대한 매너 없는 행동과 의원 간 고성, 국감 보이콧 등 소모적인 공방들도 여전했다. 특히 법제사법위원회는 대법원(10일)·헌법재판소(11일)·법무부(12일) 등 국감 사흘 동안 매일같이 여야 대치에 질의 개시가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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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경기도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문재인 대통령의 강정마을 주민 사면복권 발언에 대한 논란으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퇴장해 빈자리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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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국감에서는 한국당 의원들이 매일같이 논쟁거리를 들고 나왔다. 지난 10일에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춘천지방법원장 시절 공보관실 운영비를 현금으로 받아 사적으로 썼다는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당은 이날 김 대법원장이 직접 질의에 응답해야 한다며 국감장에 내내 앉아있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여당을 포함한 다른 당에 부딪혔다.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사법부를 입법부가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대법원장은 국감 시작과 끝에 인사만 하고 물러나는 것이 관례다. 논쟁이 길어지자 김 대법원장이 이례적으로 국감 마무리 발언 때 논란에 직접 입을 열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헌재와 대법원에서는 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이 각 국감 전날 내놓은 발언이 '국감을 방해하는 행위'라며 항의하고 나섰다. 헌재 국감에서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임명안 표결을 국회에 주문한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대법원 국감에서는 문 대통령이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과 만나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사법처리 된 이들의 재판 결과가 확정되는 대로 사면·복권을 검토하겠다고 한 발언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대법원 국감에서는 한국당 의원들과 민주당 의원들의 사흘간 갈등이 곪아 터져 오전 파행에 이르기까지 했다. 한국당 간사 김도읍 의원은 다른 한국당 의원들과 자리를 박차고 국감장을 나섰다. 그는 자리를 뜨며 "재판이 진행 중인 형사 사건에 대해 사면·복권을 운운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에 대한 의견이 없다고 하는 장관을 두고 국감을 한다 한들 의미있는 답변을 얻을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의원들끼리도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조응천 민주당 의원과 목에 핏대를 세우며 싸우는가 하면 민주당 의원들 질의에 비웃음을 날리며 항의를 받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이은재 의원 등 한국당 의원들의 질의에 항의성 발언을 하거나 코웃음을 치는 모습도 보였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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