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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너도 나도 인테리어’…레드오션 된 인테리어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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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X-파일]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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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에 육박했던 주가가 6만원대까지 떨어지다니....”

국내 인테리어 업계가 최근 한샘의 주가 움직임을 두고 술렁이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25만원 이상에서 거래되던 대장주 한샘 주가가 지난해 이후 계속 떨어지면서 최근에는 5년 전 주가 수준인 5만원대 지지선을 바닥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5년 전인 2013년 한샘의 매출액은 약 1조원으로 현재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덩치가 두 배나 커졌음에도 주가는 예전 수준으로 떨어졌으니 시장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한샘의 주가가 떨어진 것은 지난해 불거진 사내 성폭력 이슈 등 내부 악재도 있지만 국내 인테리어 사업 환경에 대한 시장 전망이 어두워진 영향도 크다. 지난 2013년 한샘이 인테리어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 벽을 넘어선 이후 시장 전망은 온통 장밋빛 이었다. 소득 수준 증가에다 내 집 꾸미기 열풍까지 불면서 한샘을 필두로 한 가구ㆍ인테리어 업계는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무렵부터 부동산ㆍ건설 시장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전 정부가 추진했던 부동산 활성화 정책으로 시작된 아파트 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건설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전국 건설수주는 1년 전과 비교해 10% 이상 감소했다. 광주, 경남, 대전 등 지방 상황은 더 안 좋다.

여기에 유통 대기업의 잇단 인테리어 시장 진출로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유통 경기 침체로 새 돌파구를 찾으려는 대형 유통사들은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던 인테리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차례차례 관련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가구사 리바트를 인수한 데 이어, 신세계는 인테리어 업체 까사미아를 사들였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3,680억원을 들여 창호와 부엌가구 등을 판매하는 한화L&C도 인수했다. 여기에 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도 2014년 국내에 처음 진출한 이후 3호점을 열 준비를 하며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정된 국내 인테리어 시장에 한꺼번에 사업자가 몰리면서 지나친 과당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업계 1위 한샘은 이런 우려를 피하려 지난해 중국에 진출하는 등 해외 시장 문을 두들기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성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

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집값 상승으로 정부가 아파트 공급을 늘리겠다고 한 만큼 인테리어 시장 상황이 호조를 보일 수 있다”며 “다만 국내 시장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사업체가 인테리어 사업에 뛰어들어 한 업체가 예전과 같은 큰 성장을 하기는 앞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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