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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트럼프 효과? 더욱 활발해지는 셀럽들의 정치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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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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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고래 총각인게 자랑스럽다”, “내가 연방 대법관이 될 때 까지 기다려라. 법사위 괴물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화 ‘본’ 시리즈와 ‘마스’ 등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맷 데이먼은 정치풍자 코미디쇼 새터데이나이트라이브(SNL)에 출연해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을 흉내 내며 지난 달 27일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열린 그의 청문회를 그대로 풍자했다.

코를 찡그리는 캐버노 특유의 표정과 평소 술을 잘 마신다는 그의 상황에 맞게 맥주 잔에 담긴 물을 맥주처럼 벌컥벌컥 들이키기도 했다.

그는 술을 잘 마시지만 정신을 잃은 적이 없다고 연신 강조하면서도 정작 의원들이 던진 곤란한 질문에 대해서는 정신을 잃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은 의회 청문회 당시 캐버노가 “고등학생 때부터 술을 마셨느냐”는 질문에 “맥주를 지금도 잘 마시고 있지만 정신을 잃을 정도로 마신 적은 없다”는 말을 그대로 비꼰 장면으로 풀이된다.

캐버노는 고교 시절, 현재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크리스틴 포드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의혹에도 지난 6일 인준안이 우여곡절 끝에 상원을 통과하며 연방 대법관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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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할리우드 배우 등 미국 연예계의 정치적 행위가 늘고 있다. 캐노버와 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련된 인사들의 성폭력 의혹과 트럼프의 막말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연예인들의 정치적 행동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할리우드 중심으로 분 ‘미투’ 운동도 연예인들 선거·정치 참여 높이는 계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이들의 정치 참여 행위는 더욱 본격화 될 전망이다.

11일 미국의 유명 래퍼 카니예 웨스트는 백악관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전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짐 브라운도 함께했다.

웨스트는 TV로 방송된 이번 오벌오피스 회동에서 북한 문제에서부터 교도소 개혁과 조울증에 이르기까지 각종 주제에 대해 10분에 걸쳐 자신의 의견을 쏟아냈다.

웨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색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모자를 쓰고 다니는 등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웨스트는 이날도 빨간색 ‘MAGA’ 모자를 쓰고 나타나 “이 모자는 내가 슈퍼맨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면서 “당신이 슈퍼맨을 만들었다. 당신은 나를 위해 슈퍼맨 망토를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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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웨스트의 백악관 방문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최근 인기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공개적으로 민주당에 투표하겠다고 선언한 직후 나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스위프트는 웨스트와 불화로 유명하다. 영향력이 큰 스위프트의 정치 참여 의사에 백악관이 이를 무마 시키기 위해 대척점에 있는 웨스트를 백악관에 불러 들였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평소 정치에 대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았던 스위프트는 지난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내달 6일 예정된 중간선거에 관해 이 글을 쓴다. 나는 테네시주에서 투표할 것”이라며 정치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는 “과거에 나는 내 정치적 견해들을 공개적으로 말하는 걸 주저했지만 지난 2년간 내 삶과 세계에서 일어난 몇몇 일 들 때문에 지금은 그것에 대해 생각이 아주 다르다”며 정치와 거리를 둬온 입장이 바뀌었음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스위프트는 여론을 형성하는 데 엄청난 자신의 영향력을 아낀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지난 2016년 미 대선 당시 스위프트는 투표소에서 줄을 선 자신의 사진과 함께 투표를 독려하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당시 ‘스위프트가 과연 누구에게 투표할까?’가 구글 검색 1위였을 정도였다.

최근에는 연예계 뿐 아니라 스포츠계에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반 트럼프 분위기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시위는 당초 흑인에 대한 경찰의 폭력 진압 등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가 담겼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무릎 꿇기를 반애국적 행위로 간주하자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에 항의하는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에 입단한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스포츠를 이용해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통적으로 좌파 성향의 할리우드는 미국 내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에 선거 자금을 제공하거나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하지만 트럼프 시대에 접어들면서 정치적으로 자각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과거 어느 때 보다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보고 있다.

카트린 크래머 브라우넬 퍼듀대 교수는 “고도로 정치화된 현재 할리우드의 분위기와 지난 2016년 대선 결과에 대한 유명인들의 좌절을 감안할 때 이들이 이번 중간선거에 대거 뛰어들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사회에 일고 있는 ‘미투’ 운동 등을 감안할 때 보다 많은 사람이 적극적으로 선거에 간여하고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의회전문 온라인 매체 ‘더힐’도 트럼프 대통령에 ‘질겁한’ 많은 할리우드 연예인들이 공화당을 저지하기 위해 자금 지원 및 온라인 지원 유세 등으로 중간선거전에 뛰어들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연예인들의 선거 간여가 활발해 지면서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유명 연예인들의 정치 참여가 과거 자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젊은층의 투표 참여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부동층 성향이 강한 여성과 젊은층이 이번 중간 선거에 참여한다면 선거 결과가 예상과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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