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내년에는 대형 모델로 한판 붙는다

지난해부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했던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내년에는 대형SUV로 체급을 올려 붙는다.

최근 기아차가 모하비의 2019년형 모델을 출시했고, 현대차의 신형 플래그십 SUV의 출시 시기가 점차 다가오면서 대형SUV 시장이 치열한 경쟁 모드로 바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형 SUV는 고가임에도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대형 SUV의 경우 넉넉한 적재 공간뿐 아니라 가족 단위로 여가를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대형SUV 시장은 국내 완성차브랜드에서 판매되고 있는 차가 많지 않아 그간 수입차 브랜드들이 두각을 보여왔다.

2019년형 모하비

2015년 단종된 베라크루즈 이후 마땅한 대형 SUV가 없던 현대차는 이르면 올해 말 신형 플래그십 대형 SUV인 LX2(프로젝트명)를 출시한다. LX2가 출시 후 좋은 반응을 얻으면 현재 중형 SUV인 싼타페 롱바디 모델로 생산됐던 맥스크루즈는 단종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맥스크루즈는 이미 월 판매량이 100대 이하로 떨어진 지 오래다.

지난 6월 부산 모터쇼에서 공개된 현대차 대형 SUV 콘셉트카 ‘HDC-2 그랜드마스터 콘셉트’

현재 LX2에 대해 공개된 것이 많지 않다. 업계에서는 지난 6월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한 현대차 SUV 콘셉트카 ‘HDC-2 그랜드마스터 콘셉트’와 디자인이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LX2는 현대차의 새로운 대형 SUV 플랫폼을 사용해 공간을 크게 넓힌 만큼, 7인승 이상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진은 디젤과 가솔린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연식변경 모델인 2019년형 모하비를 출시하며 판매량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모하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 1000대씩 판매했으나, 지난달에는 불과 154대 팔리는 데 그쳤다. 1205대가 팔렸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7.2%나 급감했다.

다만 모하비는 지난 2008년 1월 출시 이후 단 한 번도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치지 않아, 연식변경을 하더라도 판매량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현대차 LX2가 출시되면 새로운 대형 SUV가 투입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기아차 ‘텔루라이드 콘셉트카’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북미 전략형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대항마가 될 것이란 얘기다. 텔루라이드는 기아차 미국 디자인센터가 내놓은 콘셉트카다. 270마력 V6 3.5리터 직분사(GDi) 엔진과 130마력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모두 400마력의 강력한 동력성능을 갖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다. 전장 5010㎜, 전폭 2030㎜, 전고 1800㎜의 차체 크기를 갖춘 텔루라이드는 쏘렌토보다 230㎜나 길고, 전폭과 전고는 각각 140㎜와 110㎜씩 크다.

제너럴모터스(GM)의 대형 SUV 트래버스

한국GM은 북미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은 대형 SUV ‘트래버스’를 내년 초 국내 투입할 예정이다. 중형SUV인 이쿼녹스처럼 북미에서 생산해 판매한다. 국내에 들여오는 모델은 6기통의 배기량 3.6리터과 9단변속기가 탑재된 2.0터보 등 두 가지다. 가솔린 대형 SUV이지만 복합연비는 리터당 9㎞ 내외로 10㎞수준인 국내 경쟁차종과 큰 차이는 없다.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첨단 사양을 갖출 경우 국내 판매가격대는 3000만원 후반에서 4000만원대 초반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G4 렉스턴

쌍용차는 지난 8월 연식변경 모델 ‘2019 G4 렉스턴’을 일찌감치 내놓으며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신차들과 경쟁 열기가 고조되면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된다. G4렉스턴은 한 달 평균 1400대씩 판매돼 국내 대형 SUV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SUV 시장은 레저 열풍 등에 힘입어 내년에 급성장이 예상된다"며 "대형 SUV는 소형과 중형SUV와 달리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업체 간 자존심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참 사회부장(pumpkin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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