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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각' 알아?" '구하라 사건' 시험문제 낸 여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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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A여고, 구하라 사건 빗댄 중간고사 시험문제 출제
네티즌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교육청에 신고"
학교 측, "시의적절하지 못했다" 공식 사과
인천의 한 여고가 가수 구하라(27)와 전 남자친구 최모(27)씨의 쌍방 폭행·동영상 협박 논란과 관련한 내용을 중간고사 시험 문제로 출제해 논란이 일었다. 학교 측은 12일 "문제 형식과 출제에 있어 시의적절하지 못했음을 출제 교사도 인정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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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여고 3학년 ‘영어독해와 작문’ 마지막 문제. 지문에 구하라와 전 남자친구 최모씨, 같은 그룹 멤버였던 강지영이 등장해 논란을 빚었다./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논란이 된 시험문제 지문은 지난 11일 치러진 인천 중구 A여고 3학년 '영어독해와 작문' 과목의 중간고사 마지막 문제. 지문에는 구하라와 최씨, 구하라와 그룹 '카라' 멤버로 같이 활동한 강지영(24)이 등장한다. 구하라와 강지영은 실명으로, 최씨는 ‘헤어디자이너’로 표시됐고, 이름 옆에는 실제 인물의 사진도 실렸다. 출제 교사는 가상으로 지어낸 세 사람의 말을 지문으로 사용했다.

이 지문 속에서 강지영은 "'팝콘각'이라는 단어를 알아? 이 단어는 영화처럼 재밌는 일이나 상황을 뜻하는 말인데, 최근 한 걸그룹 멤버가 남자친구와 크게 싸우고 그를 폭행해서 뉴스가 나와. 이런 걸 '팝콘각'이라고 하나봐"라고 말한다. 앞서 강지영은 지난달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팝콘이 튀겨지고 있는 영상을 올렸다가 "구하라 사건을 '팝콘각'이라고 표현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샀다. 강지영은 곧바로 "팝콘 영상은 구하라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으며, 생각도 못했던 일이라 황당하다"고 밝혔다.

지문에서 구하라는 "그런 말을 사용하면 안 된다. 심각한 내용을 그런 단어(팝콘각)으로 표현해서 유감이야"라고 말하고, 헤어디자이너는 "나는 내 여자친구를 사랑해. 도대체 왜 그 남자가 여자친구한테 폭행을 당했는지 모르겠어. 참 불쌍한 남자야!"라고 한다.

이 시험문제는 이 여고 재학생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이 11일 오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일부 네티즌은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 "교육청에 신고를 접수했다"는 네티즌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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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여고가 12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낸 사과문./A여고 홈페이지 캡처


논란이 커지자 학교 측은 12일 오후 학교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학교 측은 사과문에서 "현재 경찰 조사 중인 사건과 관련된 인물의 사진 및 실명을 사용해 관련된 분들과 학생들에게 상처와 불편함을 끼친 점은 분명한 잘못"이라며 "문제 형식 및 출제에 있어서 시의적절하지 못한 점이 있었음을 출제 교사도 인정하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담당 교사의 출제 의도는 타인의 심각한 상황에 대해 조롱하는 언어 사용은 부적절하므로, 언어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전달하는 방식에도 신중함을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이라며 "올바른 언어 사용의 방식을 묻는 문제였다"고 했다.

학교 측은 "이날 오전 9시 교육청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소명 요청을 받았고, 사안 경위서를 작성해 제출했다"며 "추후 시사적인 내용, 특히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거나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문제에 대해선 수업 내용 및 시험 문제로 사용할 때 신중을 기하겠다"고 했다.

[노우리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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