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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괜찮네"보다 "와, 멋지다"…둘의 관계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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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박혜은의 님과 남(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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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칭찬의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듯이 어쩌면 꼭 필요하지 않다 생각했던 말들이 관계의 빈틈을 메꿔 줄 수도 있다.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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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직원교육 업무를 맡은 지인이 있습니다. 주로 고객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만나는 판매사원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데, 강의에서 고객을 내 편으로 만드는 데 딱 필요한 3가지를 늘 전한다고 합니다.

1. 인사 2. 미소 3. 칭찬

너무 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말을 이어갑니다. 누구나 칭찬의 말을 들으면 좋다는 걸 알지만, 어른이 되면 칭찬받을 일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말이죠. 내 가족이 내가 아니면 밖에 나가 칭찬받을 일이 딱히 없을 수 있다는 겁니다. 결혼하기 전이라면 엄마나 아빠가, 결혼한 후라면 내 아내와 남편, 자녀가 내가 칭찬해주지 않으면 밖에서 칭찬받을 일이 없을 수 있겠다 생각해 보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하버드대학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모든 사람의 가장 큰 욕구는 ‘칭찬’받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칭찬은 너를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도 담겨있죠. 얼마나 자주 가족을 위한 칭찬의 말을 챙기고 있나요? 머리로는 생각한다 해도 입으로 표현하는 것이 서툰 경우도 있을 겁니다. 칭찬의 말도 자꾸 해봐야 익숙해지는 거겠죠.

부부 대화법 중에 ‘쓸 데 있는 말보다 쓸데없는 말을 하자’는 것이 있습니다. 목적이 있는 혹은 해결책을 찾는 대화가 익숙한 사람이라면 쓸데없다고 느껴지는 대화가 어색할 수 있죠. 하지만 부부가 살면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대화보단 사실 소소하게 나누는 대화가 더 많을 겁니다.

오늘 있었던 일, 기분 좋았던, 혹은 서운하거나 속상했던 일 같은 소소하고 일상적인, 어쩌면 꼭 필요하지 않다 생각될지 모를 ‘쓸데없는 말’이 관계의 빈틈을 메꿔 줍니다. 굳이 뭘 그런 말까지 해야 하나 싶은 사소하다 생각되는 칭찬의 말도 바로 그런 말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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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이름이 붙은 음식과 맛깔스러운 수식어를 붙인 음식 중에서 수식어를 붙인 음식이 더 많이 팔리고 음식에 대한 만족감이 높았다.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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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심리학자가 진행한 재미있는 실험이 있습니다. 실험을 위해 하루는 여섯 가지 음식에 스파게티, 수프 등 그저 평범한 이름을 붙여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날은 음식에 ‘이탈리아풍의 즙 많은’처럼 맛깔스러운 수식어를 평범한 단어 앞에 붙여 내놓았죠.

그 결과 같은 사람이 만든 음식이었음에도 수식어를 붙인 음식은 그렇지 않을 때보다 27% 더 많이 팔리고 음식에 대한 만족감도 높았다고 합니다. 매력적인 이름이 마음과 혀에도 호소력이 있었던 셈이죠. 같은 음식을 더 맛있게 만들어준 맛깔스러운 수식어가 사람 사이에서는 관계를 더 달콤하게 할 칭찬일 겁니다. 음식을 먹을 때도 그렇다는데 내 옆의 사람을 부를 때도 한 번쯤 달콤한 수식어를 붙여보는 게 어떨까요? 오늘따라 더 예쁜, 정말 사랑스러운 같은 표현 말입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사랑의 유효기간을 묻는 말에 대한 연기자 이동건 씨의 대답이 생각납니다.

“사랑을 불꽃에 많이 비유하잖아요. 저도 결혼을 하고 매일 얼굴을 보고 같이 살다 보니 타올랐던 불길이 작아져 다시 불씨가 되기도 하는데 그때 사랑이 식었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그 순간 누구라도 아주 작은 바람만 불어 주면 불씨가 다시 타오를 수 있지 않을까요? 부부가 누가 먼저든 꺼져가는 불씨에 바람을 자꾸 불어주는 노력, 정성을 가지고 있다면 유효기간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해요.”


꺼져가는 불씨에 바람을 불어주는 노력, 상대방을 향한 관심과 그 안에서 나오는 사소하지만 그래서 더 따뜻한 칭찬의 말일 수 있습니다. 작은 일에도 ‘와~’ ‘음’ ’멋지다’ 같은 짧은 감탄사를 챙겨주세요.

일정이 있어 2주 동안 못 만난 남편이 돌아오면 저도 한 마디 잊지 말고 해야겠습니다. “오랜만에 보니 더 멋있어졌네~!”

박혜은 굿커뮤니케이션대표 voivod701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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