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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미국 대통령 유머와 능력은 정비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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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책] 밥 돌 ‘위대한 대통령의 위트’

한국일보

1996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섰던 밥 돌(왼쪽) 상원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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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골프가 취미인 코미디언을 대통령이 직접 소개할 일이 있었다. “최근 그가 저에게 ‘핸디캡이 어떻게 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의회’라고 대답했습니다.” 한국이라면 다음날 신문에 고용도 어려운데 남 탓한다며 대통령을 비난하는 기사가 나갈 것이다. ‘우려되는 대통령의 인식’, ‘의회 무시는 대한민국 정체성 부정’ 같은 사설이나 칼럼도 실릴 것이다. 아, 전혀 안 실릴 수도 있겠다. 저 말은 도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그러니까 자기네 편이라 생각되는 인물이 한 것이니까.
한국일보

위대한 대통령의 위트

밥 돌 지음ㆍ김병찬 옮김

아테네 발행ㆍ512쪽ㆍ1만5,000원

밥 돌 전 미국 상원의원이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자유분방한 유머를 모아둔 이 책은, 그래서 부럽다. 그는 초대 워싱턴에서 42대 빌 클린턴까지, 오직 유머 하나로 평가했다. 에이브러햄 링컨, 레이건, 프랭클린 루스벨트 등이 최고였고, 밀러드 필모어, 벤저민 해리슨 등이 최악이었다.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 유머와 능력은 비례했다. 유머 하나에 너무 쉽게 흥분하고 정색하는 이들은 사실 자신의 무능이나 흠을 너무 잘 알아서일지도 모르겠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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