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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깊어가는 가을에… 서울에 모인 세계 작가들의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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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8일 한중일 동아시아문학 포럼 / 2008년 서울 개최후 번갈아 가며 열어 / 최원식·톄닝·나카무라 등 30여명 참석 / 문학교류 통해 갈등·분쟁 등 해법 모색 / 21∼28일 서울국제작가축제 / 2006년부터 격년 개최… 문인 교류의 장 / 젠더·디아스포라 등 주제 토론·낭송회 / 펠리페 솔라노·공지영 포함 30명 참가

국내외 작가들이 서울에 모여 잇달아 문학 향연을 펼친다. 한·중·일 3국 작가들이 만나는 ‘2018 한중일 동아시아문학포럼’과 세계 작가들이 국내 작가들과 함께 축제를 벌이는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가 그것이다. 각각 국내외 문인 30명씩 참여하는 대규모 문학 잔치다. 일반 독자들도 작가들의 포럼과 수다에 참여해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고 직접 작가들과 만나 대화를 나눌 기회도 마련돼 있다. 깊어가는 가을, 서울에서 연이어 펼쳐질 문학의 향연을 들여다본다.

세계일보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고 한중일 동아시아문학포럼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2018 한중일 동아시아문학포럼’은 ‘21세기 동아시아문학, 마음의 연대: 전통, 차이, 미래 그리고 독자’를 주제로 17~18일 교보컨벤션홀(광화문 교보빌딩 23층)에서 열린다. 3국 문인들의 문학 교류의 장인 문학의 밤은 17일 저녁 광화문 KT스퀘어 드림홀에서 개최되며, 20일에는 인천에서 문화답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동아시아문학포럼은 한·중·일 3국 작가들이 국가라는 영역에 갇히지 않고 동아시아라는 관점에서 공동의 평화를 모색하기 위해 세 나라에서 번갈아 개최해온 문학행사다. 2008년 처음으로 대산문화재단과 문화예술위원회 주관으로 서울에서 열렸고, 2010년에는 일본 기타큐슈에서 개최됐다. 격년으로 열기로 합의했으나 중국과 일본의 갈등으로 연기되다 2015년 베이징과 칭다오에서 속개됐다.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난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많은 갈등이 야기되는 국면에서 “진정한 교류는 상호 이해와 신뢰를 동반하기에 얽히고설킨 문제들을 풀기 위해서라도 동아시아 사회에서의 지속적인 교류는 필수적”이라는 전제 아래 “사람의 마음이 오가는 길이 확대되고 경계를 초월한 마음들의 연대가 이뤄지고 있는 지금, 동아시아의 문학이 어디에 자리하고 있으며 어떤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는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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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문인 30명이 참석하는 이번 포럼에는 세대교체가 눈에 띈다. 작가단 대표를 히라노 게이치로로 교체하며 큰 폭의 세대교체를 단행한 일본은 나카무라 후미노리, 나카지마 교코, 시마다 마사히코, 시마모토 리오, 시바사키 도모카, 아베 마사히코, 오야마다 히로코, 와카마쓰 에이스케, 우에다 다카히로 등 10명이 방한할 예정이다. 중국작가협회 주석 톄닝을 중심으로 조직된 중국작가단은 쑤퉁, 레이핑양, 쉬쿤, 왕웨이롄, 장웨이, 차오유윈, 추화둥, 푸웨후이 등 9명으로 구성됐다. 한국에서는 최원식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강영숙, 곽효환, 권여선, 김금희, 김애란, 박재우, 박정원, 방현석, 서영채, 서하진, 심보선, 윤상인, 장강명, 전성태, 진은영, 최은영 등이 참가한다.

첫 출발 시점부터 한국 측 조직위원장을 맡아온 문학평론가 최원식은 “동아시아 국가들은 이웃인데도 국가는 물론 시민들끼리도 사이가 좋지 않다”면서 “문학이라는 형식으로 시민들 간 우애의 싹을 키워서 발전시키기 위해 ‘마음의 연대’라는 주제를 내걸었고 삼국 모두 흔쾌히 동의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우리가 함께 건설한 동아시아문학포럼이라는 집은 어떤 유명한 건축가가 책상 위에서 혼자 뚝딱 만든 신기루가 아니라 이 집에 입주할 세 나라 작가들이 궁리 끝에 쌓고, 살면서 고쳐 쌓고, 그리고 아마 신입자가 들 때마다 수정이 더해져, 완성이 끝없이 미끄러지는, 다시 말하면 완성이 곧 미완으로 되는 ‘공동의 집’일 것”이라고 기조발제문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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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사인)은 21~28일 국내외 작가 30명이 참가하는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를 서울에서 연다. 2006년부터 격년으로 개최해온 행사로, 한국 문인들이 해외 작가들과 교류하는 데 방점을 찍어왔다. 이번 축제는 독자들과의 만남에도 관심을 기울여 21일 오후 3시부터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정원에서 공개 개막식을 꾸리고, 동네 서점들에서 작가들의 ‘수다’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지금 여기 있습니까’로 정했다.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심보선 시인은 “예술이 처한 조건이 예전보다 첨예해져서 문학이 사회적 현실과 연결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면서 “지금 여기 현실을 더 충실하게 천착함으로써 지금 여기가 아닌 곳을 상상하고 그 너머를 다시 이야기해보자는 뜻을 담은 주제”라고 밝혔다. 대주제 아래 ‘젠더’ ‘사회적 재난’ ‘디아스포라’ ‘개인과 시스템’ ‘자본주의’ 등을 소주제로 나누어 작가들이 ‘수다’를 펼친다.

이번 축제에는 해외 13개국 문인 14명이 참가한다. 이 중에서도 한국과 인연이 깊은 작가들로는 스페인어권에서 각광받는 젊은 소설가로 ‘외줄에서 본 한국’으로 콜롬비아 소설문학상을 받은 안드레스 펠리페 솔라노(콜롬비아), 김혜순 김이듬 등의 시집을 영미권 독자에게 소개한 미국 ‘액션 북스(Action Books)’ 공동 대표이자 시인인 조엘 맥스위니, 자신의 이름을 딴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마종기 문정희 진은영 시인과 프랑스 독자들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해온 브뤼노 뒤세(프랑스) 시인 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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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해외에서는 소설가 니노 사드고벨라슈빌리(조지아), 아네테 훅(스위스), 응우옌빈프엉(베트남), 크리스 리(미국), 진런순(중국)과 더불어 시인 니르완 디완토(인도네시아), 발레리에 메헤르 카소(멕시코), 엘리스 브로(스웨덴), 야세르 압델-라티프(이집트), 체헴 와타(지부티), 하미드레자 셰카르사리(이란)가 참가한다.

국내에서는 문학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가에서부터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던 문인들을 고루 안배해 소설가 공지영 김희선 박솔뫼 이인휘 장강명 정지돈 표명희, 시인 김근 김해자 김현 박소란 박준 신해욱 심보선 오은 장석남 등 16명이 참가한다.

이들은 개막식에 이어 23∼26일 오후에는 소주제별로 나뉘어 연희문학창작촌, 더숲(노원문고), 순화동천, 최인아책방 등지에서 ‘작가들의 수다’를 5회에 걸쳐 진행한다. 23일 오후 8시부터 교보문고 광화문점 카우리테이블에서 독자 참여형 작가와의 만남을 마련하고, 24~27일 오후 7시부터는 슈피겐홀에서 낭독 공연을 진행한다. 프로그램 사전 참가 신청은 축제 공식 웹사이트(www.siwf.or.kr)와 네이버 예약(http://booking.naver.com)에서 접수하고 있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jho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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