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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강경화 ‘5·24 해제 검토’ 발언… 후폭풍은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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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 후폭풍이 거세다. ‘5·24 조치 해제 검토’는 11일 국회에서 진행된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됐다.

불길은 바다 건너 미국까지 넘어갔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선 대북 제재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설명하고 수습에 나섰다.

◇국회 외통위, 이틀째 ‘5·24 조치 해제’ 놓고 공방전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는 5·24 조치 해제를 놓고 여야간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여당 의원들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맞춰 유엔의 대북제재 완화를 설득할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통일부에 사전 준비 작업을 주문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북한 비핵화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 정부가 너무 서두르고 있다며 경계심을 표했다.

전날 강 장관에게 ‘5·24 조치를 해제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던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의원은 11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5·24 조치는 결국 북미정상회담, 유엔 제재조치와 연관됐다. (북미회담)결과가 좋으면 바로 안보리 제재완화 내지 면제할 수 있는 준비작업을 철저히 해달라"고 말했다.

같은 당의 심재권 의원은 "대한민국 만이라도 남북관계 발전이 바로 비핵화를 추동한다는 점에서 유엔에 제재완화 혹은 해제를 촉구해야 한다"고 했다. 원혜영 의원 역시 "북한의 초보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조치로 개성공단 재개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현 단계에서 유엔 제재 해제 혹은 완화를 촉구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시기적으로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며 "그런 상황이 빨리 오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야당에선 반발이 쏟아졌다. 자유한국당의 김무성 의원은 "동맹국 미국과 보조를 맞춰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가 이를 외면하듯이 미국과 보조를 안 맞추고 북한 뜻대로 너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무성 의원은 "한국 정부가 북한을 설득하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데 ‘선비핵화’ 없이는 어떤 것도 안된다. 제재 완화 이런 것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의 김재경 의원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근저에는 협의도 안 하고 공감 없이 왜 이렇게 진도가 나갔느냐 이런 게 깔린 것"이라고 했다.

◇ 美, 제재 해제 검토에 ‘깜놀’... 외교부 "대사관 통해 내용 설명"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가 5·24 조치 해제 검토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백악관에서도 반응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한국이 독자 대북 제재의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들(한국)은 우리의 승인 없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거듭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대화를 했나’라는 추가 질문에 "그렇다"면서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전날 강 장관의 발언 후 논란이 일자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미측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외교부 국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안들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관련 내용에 대해 필요한 부분을 미측과 공유했다"며 "실무차원에서 공유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노 대변인은 "5ㆍ24 조치 해제 문제는 남북관계 현황, 상황 및 대북제재 국면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검토해 나갈 사안"이라며 "현 단계에서 정부 차원에서의 본격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 국감에서 장관의 언급은 남북관계 발전과 비핵화 관련 대화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등 대북제재의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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