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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요즘 대학생, 시험땐 이모티콘… 자정엔 기프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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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2학기 중간고사를 앞둔 대학생 A씨는 최근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구입했다. A씨는 "시험 기간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내 상태를 표현하려고, '엉엉' 우는 모습이 귀여운 캐릭터를 골랐다"고 했다. 또 다른 대학생 B씨는 최근 생일을 맞은 친구에게 자정이 되자마자 커피와 케이크를 매장에서 교환할 수 있는 '기프티콘'을 모바일 메신저로 보냈다. B씨는 "생일을 가장 먼저 축하해주려고 밤 12시가 되자마자 '구매하기' 버튼을 눌렀다"고 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가 성장함에 따라 모바일 콘텐츠 소비 트렌드에 이들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자사 체크·신용카드를 이용 중인 국내 대학생(20~25세) 37만명의 지난 3년간 소비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했다. 신한카드는 "대학생의 소비 패턴에 맞는 초(超)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과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며 "2014년부터 진행 중인 교육 프로그램 '빅데이터 썸머 스쿨'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직접 가설 수립과 설문조사, 데이터 분석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중간·기말 고사 때면 이모티콘 구매 급증

대학생은 연 3000억원대 규모로 성장한 이모티콘 시장의 '큰손'으로 나타났다. 대학생이 전체 신한카드 체크·신용카드 이용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2%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모티콘 구입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7%에 달한다. 이모티콘에 충성도가 높은 것도 특징이다. 지난해 이모티콘을 산 대학생의 63.1%는 재구매에 나섰다. 구매자 10명 중 2명은 지난 한 해 이모티콘을 6번 넘게 샀다.

이모티콘 '대목'은 대학교 중간·기말고사 기간이었다. 중간·기말 고사가 있는 4·6·10·12월에는 구매 건수가 월평균 대비 20% 가까이 훌쩍 뛰었다. 개강 시즌이 있는 3월과 9월도 월평균 대비 구매 건수가 약 10% 늘었다. 신한카드는 "시험 기간에는 심리 상태를 표현하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개강 철에는 새로운 사람에게 자신을 표현하려고 이모티콘을 구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현 대학생 세대가 사회에 차차 진입하면 앞으로 이모티콘 이용 연령대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프티콘 결제는 밤 12시에 많아

밤 12시 자정이 되자마자 생일을 맞은 친구에게 '기프티콘'을 보내는 것도 대학생 소비 풍조 중 하나다. 기프티콘은 커피 쿠폰, 선물 교환권처럼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로 간편히 보낼 수 있는 상품권을 말한다. 신한카드가 대학생 44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39%는 "친구의 생일 등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23%는 "위로·응원·감사 뜻을 전하기 위해" 기프티콘을 구입한다고 답했다. 자신이 직접 쓰려고 사는 비중은 13%에 불과했다. 특히 여학생의 구매 건수가 남학생의 3배에 달할 정도로 많았다.

여자 대학생의 시간대별 기프티콘 구매 패턴을 보면 자정 무렵의 구매 건수가 가장 많았다. 하루 평균 대비 76% 높은 수준이다. 친구의 생일 등을 가장 먼저 축하해주기 위해 자정이 되자마자 기프티콘을 보낸다는 것이다. 반면 남자 대학생의 경우 낮 12시에 기프티콘 구매 건수가 가장 많았다. 점심 시간 무렵에 친구에게 기프티콘으로 후식용 커피 쿠폰 등을 선물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대생이 온라인 유료 콘텐츠 시장의 '큰손'

여대생은 웹툰, 음원, 동영상 등 온라인 유료 콘텐츠 시장의 주된 고객인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유료 콘텐츠 이용 건수에서 대학생의 비중은 31.3%에 달한다. 이 중 여학생의 이용 건수가 남학생보다 약 45% 많았다. 신한카드는 "남학생의 경우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하는 것보다 게임을 더 선호하고, 웹 하드 등에서 무료 콘텐츠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유료 콘텐츠 구매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온라인으로 연재되는 만화인 '웹툰'의 소비도 밤 12시 전후에 가장 활발했다. 웹툰이 보통 자정을 지나서 업데이트되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는 이런 특정 집단에 초점을 맞춘 빅데이터 분석이 향후 마케팅 기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대학생의 이모티콘 수요가 높은 시험 기간에 이들을 상대로 이모티콘 마케팅을 펼치는 것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모듬 기자(modyss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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