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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AI 굴기’ 나선 화웨이…“속도 2배 빠른 AI 칩세트 내년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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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월드엑스포서 공개…휴대전화·클라우드 등 적용 예상

‘자체 AI로 독립 추구’ 행보 닮은 삼성전자와 경쟁도 격화할 듯

휴대전화와 5세대(G) 통신장비 등에서 삼성전자의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의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가 인공지능(AI) 기반의 신규 칩세트를 공개했다. 업계는 미·중 무역전쟁 속에 하드웨어 기술력에 소프트웨어까지 넘보며 미국 주도 시장을 겨냥한 ‘AI 굴기’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한다. AI 후발주자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삼성전자와의 경쟁도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릭 쉬 화웨이 회장은 10일 중국 상하이 월드엑스포 전시장에서 열린 ‘화웨이 커넥트 2018’에서 AI 기반의 칩세트 ‘어센드(Ascend) 910’과 미니 버전 ‘어센드 310’을 내년 2분기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센드 910은 경쟁사인 미국 엔비디아 제품(V100)보다 처리 속도가 두 배 빠른 256테라플롭스(Teraflops·1초에 1조회 연산속도) 수준의 고성능 칩세트다. 어센드 310은 AI SoC(시스템온칩)에 적합한 저전력용 제품이다.

쉬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AI 풀스택(Full-Stack) 포트폴리오, AI 연구 투자, 개방형 생태계와 인재 개발 등 ‘5대 AI 전략’을 발표했다. AI 풀스택 포트폴리오의 핵심은 에너지를 적게 쓰면서도 데이터 처리 성능을 향상시킨 칩세트다. 향후 휴대전화나 클라우드 등과 연동해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

또한 화웨이가 AI 소프트웨어 개발도 병행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올 초 폐쇄회로(CC)TV 데이터 분석 등 도시 방범에 ‘소프트컴(SoftCOM) AI 솔루션’을 적용한 게 대표적이다.

업계는 화웨이의 AI 강화를 ‘탈미국’을 표방한 기술자립 프로젝트 차원으로 받아들인다. 최근 외신에는 화웨이가 미국 기술을 대체하기 위해 AI 칩세트 등을 자력 수급하는 ‘다빈치(Da Vinci) 계획’을 수립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쉬 회장은 “여기서 확실히 말하건대 다빈치 계획은 없다. 전부 다 루머”라며 적극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쉬 회장은 AI 시장에서 글로벌 업체와의 혈전을 마다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쉬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화웨이가 퀄컴 등 경쟁사에 맞서 미국과 유럽 등의 시장에서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사를 이길 수 있느냐는 얼마만큼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통신장비 선두 화웨이에 도전장을 낸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제조사 삼성전자도 자체 AI를 통해 ‘소프트웨어 독립’을 추구하는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간 5억대가량 팔리는 IT·가전제품을 통해 축적되는 빅데이터 분석과 AI 플랫폼 ‘빅스비’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빅스비를 타사 스마트기기와도 연동시켜 ‘열린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은 ‘바다’에 이어 ‘타이젠’이란 플랫폼으로 자체 IT 생태계를 세우려 노력해왔지만 별 재미를 못 봤다. 화웨이도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만들려는 꿈은 접고 AI 시대에는 독립을 꿈꾸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화웨이 커넥트 2018’에는 세계에서 1500여개 파트너사와 2만5000명이 참여해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 기술이 소개된다.

상하이 |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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