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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환자서 채취한 암세포로 맞춤 항암치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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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암세포 약물 선별 방법에 비해 임상 현장 적용성이 높고 대규모 데이터 축적이 쉬운 항암 맞춤 표적치료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새롭게 밝혀졌다.

보건복지부는 난치암연구사업단 남도현 삼성서울병원 교수팀이 종양 유전체-약물 반응성에 기반한 임상 반응 예측 알고리즘을 이용해 암 환자의 맞춤 표적치료법을 제시했다고 9일 밝혔다.

조선비즈

환자 유래 세포에 대한 약물 반응성을 통한 임상 예측 알고리즘. /보건복지부 제공



남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총 14종의 암종에서 462건의 종양 스페로이드를 수집했다. 이 수집된 스페로이드는 60종의 표적항암제와 반응을 확인했다. 스페로이드는 3차원으로 배양된 세포의 원형 집합체이다.

그 결과, 혈액암에 주로 사용되는 치료 성분인 ‘이브루티닙(Ibrutinib)’이 ‘상피세포 성장 인자 수용체(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유전자 억제제’와 유사한 약물 반응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EGFR 유전자 변이가 있는 암환자에게 이브루티닙을 이용한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EGFR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환자 유래 종양 스페로이드의 약물 반응을 활용하면 암 환자와 임상 반응이 일치하는 치료제를 투약 전에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암 치료제의 유용성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항암 치료의 결과는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이는 종양 유전체 및 분자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암환자들의 치료 성공률은 개별 환자가 갖고 있는 종양 유전체를 확인해 적합한 약물을 투여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남 교수팀이 찾아낸 항암 표적치료법은 환자에서 추출한 암세포나 줄기세포를 배양해 사전에 적합한 약물을 찾는 과정에서 기존 ‘세포주 모델’과 ‘오가노이드 모델’의 단점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포주 모델은 환자의 균일한 조직에서 추출한 세포 집단으로 쉽고 빠르게 배양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환자 종양의 분자적 특성을 온전히 보존하지 못했다.

또한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장기유사체인 오가노이드 모델은 환자 종양과 유사성은 높으나 실시간 반응 확인이 어려워 임상에 도입하기 어렵다.

남도현 교수는 "다양한 분야의 많은 연구진의 참여로 창출된 대규모 종양 스페로이드의 유전체-약물반응 분석을 통해 치료 적중률을 높임으로써 암환자의 생존기간 및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선도형 특성화 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결과로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온라인판에 9월 27일자로 실렸다.

김태환 기자(tope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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