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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고양 저유소 화재 원인은 스리랑카인이 날린 風燈…저유소 잔디밭에 떨어지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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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17시간 동안 40억여원(소비자 가격)에 이르는 기름을 태운 뒤 8일 오전 3시58분 진화된 경기도 고양 유류저유소 탱크 모습. 탱크 뚜껑이 불에 녹아 없어졌으며 텅 빈 탱크만 남은 가운데 경찰과 소방관계자들이 화재원인 감식을 하고 있다. 수십 km떨어진 곳에서도 목격된 이번 불은 스리랑카인이 날린 풍등이 탱크앞 잔디밭에 떨어져 붙은 불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양=뉴시스


헬기 5대와 수십대의 소방차, 소방관 300여명이 17시간 동안이나 매달린 끝에 간신히 진화를 한 고양 저유소 화재 원인은 스리랑카인이 날린 풍등(風燈)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8일 경기 고양경찰서는 고양 저유소 화재사건 원인을 제공한 스리랑카인 A(27)씨를 중실화 혐의로 이날 오후 4시30분쯤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며 곧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A씨는 "호기심에 문구점에서 풍등을 구입, 지난 7일 오전 불이 난 저유소 인근 강매터널 공사장에서 날렸다"고 진술했다.

A씨가 풍등을 날린 공사장과 저유소 사이는 1km 이내로 A씨의 풍등(고체 연료로 불을 붙여 뜨거운 공기를 이용해 하늘로 날리는 소형 열기구)이 고양 대한송유관공사 저유시설 잔디밭에 떨어져 잔디에 불이 붙었다.

경찰은 이로 인해 불씨가 저유탱크 증환기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 7일 오전 10시56분쯤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판단했다.

세계일보

지난 7일 오전 스리랑카인이 날린 풍등이 저유소 탱크 앞 잔디밭에 떨어지면서 붙은 불이 저유소 환기구를 타고 탱크 안으로 스며들면서 엄청난 화재로 이어졌다. 불길이 워낙 거세 소방관들은 100m 밖에서 탱크 주변 열기를 식히는 작업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으며 불은 탱크내 기름을 모두 태운 뒤에서야 진화됐다. 고양=뉴시스


경찰은 풍등이 잔디밭에 떨어져 불길이 이는 장면을 CCTV를 통해 포착, 추적끝에 강매 터널 공사장에서 풍등을 날린 A씨를 찾아냈다.

경찰은 "국과수와 함께 불이 난 경위에 대해 분석을 했고, 상당 부분 분석이 끝난 상태"라며 "자세한 사건 경위는 9일 브리핑을 통해 밝히겠다"고 했다.

A씨가 날린 풍등으로 인해 발생한 불은 경기 고양시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옥외탱크 14기 중 하나인 휘발유 탱크를 전소 시킨 뒤에서 꺼졌다.

119는 탱크에 있던 휘발유 440만ℓ 중 남은 물량을 다른 유류탱크로 빼내면서 진화를 시도한 끝에 17시간 만인 8일 오전 3시 58분 완전 제압에 성공했다.

송유관 공사는 "440만ℓ 중 260만ℓ가 불에 탔고 180만ℓ의 기름을 다른 탱크로 옮겼다"고 밝혔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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