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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고양 저유소 화재…휘발유 440만ℓ 모두 타야 진화 "일주일 걸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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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저유소, 휘발유 탱크 폭발 추정 화재
소방당국 "기름탱크 20기, 연소 확대 저지에 총력"
화재 탱크에 주유소 100개 규모 440만ℓ 저장
전문가 "휘발유 모두 타야 완전 진화…일주일 이상 걸릴 수도"
소방당국, ‘대응 3단계’ 발령…"추가 폭발 가능성은 적어"

7일 낮 경기도 고양시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貯油所)에서 휘발유 탱크 폭발로 보이는 큰불이 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7분쯤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화재가 난 지점은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의 저유소다. 이곳에는 유류 저장탱크가 지하 1개, 옥외 19개 등 총 20개가 있다. 불이 난 탱크는 옥외에 있다. 고양 저유소는 기름을 저장해 수도권 내 공급하는 중간 유류배급 시설이다.

탱크의 크기는 지름 28.4m, 높이 8.5m이고, 탱크 용량 490만ℓ(리터)이지만 440만ℓ의 기름이 남아있는 상태다. 화재 원인은 저유소 지하에 있는 휘발유 탱크 폭발로 추정된다.

화재는 40여 분 만인 이날 오전 11시 40분쯤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정오쯤 폭발음이 들리면서 2차 폭발이 일어났다. 다행히 오후 4시 50분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고, 주변으로 불이 번지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당초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가 불이 확산하자 오후 1시 ‘대응 3단계’로 상향해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방 대응 3단계는 지방자치단체 소방안전본부의 소방력이 총동원되며 이마저도 안될 경우 인접 지자체의 소방력까지 총동원 할 수 있는 매우 큰 규모의 재난에 발령되는 수준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재 인접 탱크에 불이 붙지 않도록 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진화를 하고 있다"며 "헬기 3대, 소방차 등 장비 111대, 소방인력 291명이 투입된 상태"라고 했다.

◇ 기름 다 타려면 일주일 이상 걸릴 수도…추가 폭발 가능성 적어
전문가들은 불이 난 탱크에 있는 기름이 모두 타야 불이 완전히 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유관공사에 따르면 현재 시간당 65만ℓ의 휘발류를 다른 기름탱크로 빼내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송유관공사 관계자는 "유류를 제거해야 화재 진화가 가능하다"며 "오후 6~7시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현재 유증기가 계속 발생해 불이 꺼지지 않는 상황인데 기름이 모두 타야만 완전 진화가 가능하다"며 "440만ℓ의 기름은 주유소 100개 가량의 규모로 다 타려면 한 달 이상 소요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만 현재 기름을 빼내는 작업이 진행 중이고, 기름을 다 빼내면 완전진화 시점이 일주일 이내로 단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7일 경기도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의 지하 탱크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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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은 열기가 매우 뜨거워 소방인력이 100m이내로 접근하기 어려운 상태다. 소방당국은 유류 화재인 만큼 포소화설비를 사용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김권운 고양소방서장은 "선루프식 탱크라서 탱크 뚜껑이 움직이는데, 2차 폭발은 큰 폭발은 아니었다"면서 "유류 특성상 또 폭발할 위험성에 대비를 하고 있지만, 추가 대형폭발은 없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불이 붙은 유류탱크에서 조심스럽게 배유(기름을 빼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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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저유소 화재 현장에서 소방 헬기가 포소화설비를 사용해 화재 진압에 나서고 있다. /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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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는 화재가 나자 인근 화전동 주민들에게 안전주의령을 내리는 등 안전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또 고양시는 주민들에게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다. 현재 화재로 인한 연기가 서울 서부 지역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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