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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태풍 짜미, 日본토 따라 이동… 비행기·신칸센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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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초속 60m 강풍에 간사이공항 폐쇄… 日 전역서 432만명 피난 지시·권고

조선일보

높이 10m 등대, 태풍에 통째로 날아가 - 강풍을 동반한 태풍 ‘짜미’의 영향으로 일본 아마미시에 1989년부터 서 있던 높이 10m 등대(왼쪽)의 강화 플라스틱으로 된 본체 부분이 통째 뽑혀 날아갔다. 30일 등대의 콘크리트 기단 부분만 남아 있다(오른쪽). /NHK


최대 순간 풍속 초당 60m 강풍을 동반한 24호 태풍 '짜미'가 30일 일본 본토를 덮쳤다. 짜미가 이날 오후 8시쯤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에 상륙하기 전부터 시코쿠(四國), 긴키(近畿) 지역엔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고 폭우가 쏟아졌고,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가고시마(鹿兒島)현 아마미(奄美)시의 10m 높이 등대는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본체 부분이 통째로 뽑혀 날아가 버렸다. 미야자키(宮崎)시에서 60대 여성이 빗물에 휩쓸려 실종된 것을 비롯, 이날 오후 10시 30분 현재 최소 84명이 다쳤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짜미가 휩쓸고 간 오키나와현은 전체 가구의 40%인 25만여 가구가 한때 정전됐다.

일본 기상청은 짜미가 태평양 연안에서는 최대 500㎜, 간사이 지역에서는 400㎜의 큰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했다. 일본 전역에서 432만여명에게 피난 지시나 권고가 내려졌다. NHK방송은 매시간 "불필요한 외출은 자제하고, 가능하면 창문에서 떨어져 있길 바란다"는 경고 방송을 했다.

일본을 강타하는 태풍은 남태평양에서 올라와 일본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태풍 짜미는 달랐다. 오키나와를 먼저 할퀴고 북상(北上)해 와카야마현으로 상륙한 뒤 우측으로 마치 대각선을 그리듯 일본 열도를 따라 이동했다.

짜미의 영향으로 30일 일본 전역 육·해·공 교통은 '올스톱'되다시피 했다. 결항 결정이 내려진 항공편은 1200편이 넘는다. 이달 초 태풍 21호의 영향으로 8000명이 하루 동안 고립됐었던 오사카(大阪) 간사이공항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활주로 폐쇄 결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오사카 지역에 여행을 간 한국 관광객을 비롯, 외국인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간사이 지방으로 향하는 고속열차 신칸센도 모두 멈춰 섰다. 도쿄(東京)를 중심으로 한 JR전철은 이날 저녁 8시부터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오사카의 놀이공원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영업을 중단했고, 상당수 백화점과 식당이 문을 닫았다.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번 태풍으로 1959년 이세(伊勢)만 침수 현상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당시 와카야마(和歌山)현에 상륙한 태풍으로 이세만의 수위가 크게 높아지면서 저지대가 완전히 침수, 5000명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바 있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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