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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대우조선 구조조정, 로즈뱅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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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수주목표 73억弗···현재 35억弗

20억弗 해양플랜트 수주 결과따라

1,000명 규모 인력감축 조정될 듯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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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042660)의 올해 수주 목표 달성과 구조조정 규모가 다음달 말께 결과가 나오는 대형 해양플랜트 ‘로즈뱅크 프로젝트’의 수주 결과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국 석유회사 셰브런이 발주해 대우조선해양과 싱가포르 셈코프 마린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SO) ‘로즈뱅크 프로젝트’의 최종 승자가 다음 달 결정될 예정이다. 로즈뱅크는 영국 북해 셔틀랜드 군도에서 175km 떨어진 해상 유전을 개발하는 20억달러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로즈뱅크 수주전은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력과 셈코프 마린의 저렴한 인건비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셈코프 마린의 인건비가 대우조선해양에 비해 10% 정도 저렴하지만 해양플랜트 기술력과 경험은 대우조선해양이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결과 발표가 가까워짐에 따라 셰브런과 긴밀하게 접촉하면서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로즈뱅크 수주 결과에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운명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연초 올 수주 목표금액으로 73억달러를 세웠다. 대우조선해양은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수주 낭보가 계속 이어지면서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하지만 3·4분기가 끝나가는 현재 수주 금액은 35억 달러로 목표 금액의 48%에 그치고 있다. 현대상선이 발주한 대형 컨테이너선 7척(약 10억 달러) 계약과 특수선 등에서 추가 수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목표치를 달성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로즈뱅크 수주 결과에 따라 올해 목표 달성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과거에도 대형 해양플랜트 수주는 대우조선해양 한 해 농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대우조선해양이 해양플랜트를 마지막으로 수주했던 2014년만 하더라도 한 해 수주 금액이 100억달러를 웃돌았으며, 2012~2013년은 전체 수주 금액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반면 해양플랜트 일감을 따내지 못했던 지난 2015~2017년 대우조선해양의 한 해 수주액은 5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로즈뱅크 수주 결과는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초기 자구 계획대로라면 올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면서도 “수주 상황 등 여러 가지 요소를 판단해서 3·4분기 말께 인적 자구 계획에 대해 별도로 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한 고위관계자도 최근 “올 연말께 1,000여명 정도 구조조정을 생각하고 있다”며 “로즈뱅크 수주 결과에 따라 구조조정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진뿐만 아니라 다음달 11일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도 로즈뱅크 수주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은 지난 20일 노조 소식지를 통해 “해양 물량 감소는 이후 심각한 인력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만큼 이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며 “노동조합은 선주사에 서한을 보내 대우조선 구성원들의 기술력과 품질의 우수성을 알렸다”고 밝혔다. 한편 6월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직원 수는 9,960명으로 지난 2002년 말 이후 처음으로 1만명 이하로 줄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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