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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8배 뛴 경복궁 야간개장 티켓, 30배 비싼 BTS공연 티켓… 매크로 돌리는 암표꾼들 횡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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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할 법적 근거 불분명… 주무부처인 문체부 손놔

유명 스타와 아이돌들이 출연하는 인기 공연들이 암표상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있다. 암표상들은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티켓을 다량으로 구매한 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많게는 10~30배 비싼 가격에 되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관람객에게 돌아가고 있지만 처벌할 법적 근거가 분명하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공연계에서는 티켓의 불법 양도와 암표가 해묵은 문제로 거론되곤 했다. 특히 암표상들은 매크로(MACRO) 프로그램을 이용해 좋은 좌석을 싹쓸이하고 가격을 올려 되파는 사례가 빈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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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콘서트 관련 예스24 홈페이지에 올라온 부정 거래 경고문


공연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중순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리는 ‘HOT 콘서트 티켓’이 정상가보다 10배 이상 비싼 150만원에 판매되는 등 암표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개최된 방탄소년단(BTS) 서울콘서트 티켓은 정상가의 30배에 가까운 320만원에 유통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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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기다리는 팬들. KBS 캡처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추석 연휴를 맞아 온·오프라인상 암표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 온라인 티켓 사이트에서 14만3천원의 HOT 콘서트 티켓이 150만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지난달 같은 사이트에서는 11만원의 BTS 서울콘서트 표가 무려 320만원에 팔려나갔으며, 오는 11월 개막하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15만 원짜리 표가 40만원에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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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개장한 경복궁의 모습. 문화재청 제공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암표 가격은 비단 콘서트나 뮤지컬 등 공연뿐이 아니다. 정상가 3000원인 경복궁 야간개장 행사 티켓은 지난 6월 2만5000원에 거래됐다. 또 지난 11일 칠레와의 축구 국가대표 친선경기 티켓은 5만 원짜리가 25만원에, 다음 달 27일 열리는 '2018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4강전' 티켓은 4만2000원짜리가 무려 6만5000원에 각각 팔렸거나 팔리고 있다.

이런 암표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정확한 통계 파악이 어렵다거나 암표 규제를 위한 법 개정 연구를 추진 중이라고 밝히는 등 사실상 시장 교란을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현행법상 온라인상에서 거래되는 암표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인기 공연마다 암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김 의원은 “온·오프라인에서 암표가 횡행한 지 수년째인데 문체부는 법안과 연구용역 핑계를 대면서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우선 암표 거래 현황이라도 미리 파악해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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