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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심상찮은 우리은행 전산장애…'대외계(FEP) 시스템' 불안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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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추석 연휴를 앞둔 21일, 우리은행의 전산장애로 인해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국내 은행권의 전산장애 사례로 봤을때, 일시적인 과부하로 인한 병목 현상은 대개 1~2시간 정도면 해소된다.
하지만 이날 우리은행의 전산장애는 간헐적으로 오후까지 지속됐다는 점에서 단순 네트워크 과부화 또는 네트워크 장애로 보기는 힘들다.
'우리은행 전산시스템에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만하다. 여기에는 우리은행 전산 운영상의 문제까지도 포함된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차세대시스템을 지난 5월8일 가동에 들어간 이후 첫 월말 결제일인 지난 5월31일 이와 유사한 전산장애를 겪었다.
당시5월31일 오후부터 저녁까지 우리은행 인터넷뱅킹서비스의 이체 및 타행 송금, 계좌조회 등이 원활하게 지원되지 않았고, 다음 날에 6월1일에도 인터넷뱅킹 등 일부 서비스가 불편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단 주목해야할 것은 오늘(21일) 전산장애는 지난 5월31일의 상황과 거의 동일했다는 점이다.
은행측이 대응을 했음에도 유사한 상황이 반복됐다는 것은 단순히 시스템 증설을 뛰어넘는 별도의 대책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와함께 우리은행 전산 운영 전략의 전체적인 재정비도 필요해 보인다. 단순히 시스템의 문제라면 기술적 대응으로 좁혀지겠지만 각종 전산장애 상황을 미리 예상하고 대응하는 전산운영측면에서의 전략까지 포괄해서 우리은행측이 강력한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31일 전산장애 당시, 원인으로 지적됐던 것중 하나가 '대외계(FEP)시스템' 의 불안 가능성이었다.
은행의 전산시스템 전체에서 계정계에서 속한 '대외계 시스템'은 은행과 다양한 대외기관을 연계해 타행송금과 같은 지급결제를 수행한다.
이 대외계시스템을 통해 은행은전자금융공동망, CD공동망, 법원망, 경찰정보망 등 수백개의 대외기관망과 연결된다.
우리은행과 같은 대형 은행들의 경우, 월말에 타행이체, 타행송금 등 거래량이 많아지면 네트워크가 영향을 많이 받게된다.
즉,이같은 영향을 최소화시키면서 원활하게 거래를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대외계시스템의 역할이다.
따라서 현재까지 나타난 외부 정황만 본다면 이 대외계시스템의 불안으로 인한 전산장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월31일 우리은행 전산장애 발생시, 본지는 금융IT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만일 대외계시스템이 불안하다면 이와 유사한 장애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 추석연휴를 앞두고 금융거래가 대거 몰리면서 유사한 상황이 반복됐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8일,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통해 전산시스템 전체를 새롭게 오픈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아직까지 대외계시스템을 포함한 일부 시스템이 여전히 안정화되지 못했다고 추론할 수 있다.
금융 IT업계의 한 전문가는 "물론 우리은행이 전산장애에 대비해 네트워크 증설 등 물리적인 대응으로 문제를 완화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부하 분산 설계에서 발생한 문제라면 이같은 위험성은 계속 내재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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