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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내륙 대구서 불개미에 美 독거미까지…검역망에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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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독성을 가진 서부과부독거미. (이용득 의원실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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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ㆍ경북=뉴스1) 남승렬 기자 = 붉은불개미보다 12배 강한 독성을 가진 북아메리카 독거미가 대구에서 국내 처음 발견됐다.

앞서 지난 17일 내륙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붉은불개미가 대구에서 발견돼 검역당국의 감시망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일 대구 전투비행단 군부대 안에서 미국산 탄약을 하역하던 중 '서부과부거미' 암컷으로 추정되는 외래종 거미 1마리가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 거미는 밀폐된 컨테이너 밖에 붙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과부거미'로 불리는 이 독거미는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질병사인분류(ICD)에 '접촉하면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일 수 있는 독성이 있는 종'으로 분류됐다.

최근 대구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가 1kg의 동물을 죽이는데 필요한 독(반수치사량)이 8mg인데, 이 독거미는 0.64mg/kg으로 알려졌다.

반수치사량은 낮을수록 독성이 강하다.

장수말벌의 반수치사량은 1.6~4.1mg/kg이다.

'서부과부거미'에 물리면 통증, 경련, 근육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며 과민한 사람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이 거미는 '위해우려종' 지정에서 빠져 있다.

검역당국은 같은 과부거미속에 포함된 종 가운데 '붉은등거미', '지중해과부거미' 등 2종만 위해우려종으로 지정해 수입이나 반입 때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과부거미속 31종 전부에 대해 특정외래생물로 지정해 수입, 유통, 방출, 사육을 일체 금지한다.

이때문에 국내에서도 위해우려종 지정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의 한 상급종합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서부과부거미'의 독이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며 "환경부 등 관계당국이 위해우려종에 이 거미를 하루빨리 포함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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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조경용 석재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됐다. 지난 18일 대구 북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환경부 관계자들이 토양을 수거해 서식하는 개미를 확인하고 있다. 2018.9.1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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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인 대구에서 붉은불개미와 서부과부거미 등 위해외래종이 잇따라 나타나자 당국의 검역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외래종이 부두나 항만이 아닌 내륙에서 잇따라 발견되면서 허술한 검역시스템을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위해성이 있는 외래 생물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정부 부처간 공동 대응 매뉴얼은 허술해 실효성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에 대구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의 경우 검역, 방역, 방제 등 관련업무가 부처별로 얽혀 있어 일괄적인 초동 대응이 허술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외래생물 조치와 관련해 항만 내에서는 농림축산검역본부와 해양수산부 등이, 항만 밖에서는 환경부가 관리하도록 돼 있다.

수입 컨테이너 검역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검역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여의치 않는 상황이다.

이용득 의원은 "위해우려종 지정 기준을 강화하고 붉은불개미와 서부과부거미 등 외래생물 검역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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