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장관은 빈 채널 가동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까지 완성될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과정을 통해 북·미 관계를 변화시키고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평양공동선언 발표 한 시간 만에 트위터에 환영의 뜻을 올린 데 이어 기자들과 만나서는 "우리는 북한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곧 만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해 2차 미·북정상회담 조기 성사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처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급진전될 분위기가 마련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미·북 비핵화 협상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지난 6월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이후 미국은 북한 핵과 미사일 관련 시설을 모두 신고하라며 실질적 비핵화 이행을 촉구한 반면 북한은 종전선언을 요구하며 양측은 평행선을 달렸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 참관하에 폐기하고,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하면 '현재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의사를 밝혔지만 실제 실행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미·북 협상의 성패도 여기에 달렸다. 미·북 비핵화 협상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북한이 먼저 국제사회에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이행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빈 채널이 2차 미·북정상회담의 결실로 이어지고 한반도를 '핵무기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겠다는 김 위원장의 확약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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