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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미투운동'에도...英 젊은 여성 23%, 사내 성희롱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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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의 물결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젊은 여성들이 일터에서 성희롱, 고용불안, 저임금 등에 노출되는 등 영국에서 여전히 직장 내 성차별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가디언이 13일 보도했다.

영국의 여성 일자리 지원 재단 ‘영 위민스 트러스트(Young Women’s Trust)’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16~30세 성인 남녀 401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여성 중 23%는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으나, 8%만이 이를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들이 성희롱 사실을 알리지 않는 이유는 해고 등 신고로 인한 불이익을 우려하거나 문제 제기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조선DB


임금 차별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 중 19%는 비슷한 업무에 종사하는 남성 동료들보다 임금을 적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응답자 중 40%는 월급으로 월말까지 버티는 일이 "엄청난 투쟁"이라고 응답한 반면, 남성 중에서는 29%만이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또 여성의 39%가 제로아워(Zero-hour)계약을 제안받았다. 남성은 32%가 같은 계약을 제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제로아워계약은 정해진 노동 시간 없이 고용주가 요청할 때만 업무를 할 수 있는 비정규직의 일종이다.

또 젊은 워킹맘 43%가 엄마라는 이유로 직장에서 차별을 겪고 있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직장 내 성차별은 여성들의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젊은 여성의 52%는 직장에서 정신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이에 비해 남성의 경우, 42%가 직장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대답했다.

이 재단의 운영진인 캐롤 이스턴 박사는 "젊은 여성들이 일터에서 받는 처우, 임금, 복지는 젊은 남성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고 주장했다.

재단은 "이 통계를 더 많은 인구에 적용하면 77만명의 젊은 여성들이 직장에서 저임금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80만명 이상이 성희롱을 경험했지만 이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고, 100만명 이상이 남성보다 임금을 적게 받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정부는 여성의 직장 내 성차별 문제를 대응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영국 성평등 관련 부처 대변인은 "고용주들이 임금격차 통계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고, 구직을 원하는 남녀 성인 모두가 유연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하는 복지제도인 유니버셜 크레딧을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유니버셜 크레딧은 영국 정부가 국민의 소득에 따라 세액 공제, 주거 수당, 보육 수당, 구직 수당 등을 지원하는 복지 프로그램이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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