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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단독]"출자회사 관리 방치한 수출입은행,KAI 부실도 수수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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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준영 , 이재원 기자] [the300][2018 국감]조정식 민주당 의원 "국민혈세 투입된 자회사 지분 갖고도 관리 안이해 부실 확산"

머니투데이



수출기업 등에 국가 정책자금을 투자·지원하는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의 출자회사들에 대한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해 방산비리·분식회계 논란으로 기업가치가 급락한 한국항공우주(KAI)의 경우 출자 후 2년 넘게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지 않아 부실을 수수방관했다는 지적이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수은의 출자회사는 총 76곳으로 장부가액이 8조1900억원에 달한다. 수은의 전체 자본금(15조원) 절반 이상이 출자회사에 투입된 셈으로 이같은 출자 규모에 비해 관리는 부실했다.

특히 유일하게 관리대상으로 지정한 KAI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조 의원은 "전임 직원 10여 명의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자산·회계·경영과 관련한 실태조사도 전무했다"며 "8월 기준 5000억원이 넘는 주식평가 손해를 볼 정도였는데 그동안 수수방관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은은 지난해 말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결정에 출자회사관리위원회를 구성했지만 반년 넘게 한 차례 회의를 가진 것이 전부다. 위원회는 관리대상으로 KAI 한 곳만을 지정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출자회사 중 의결권 있는 주식 보유비중이 5% 이상 되는 기업이 10곳인데 KAI 한 곳만 지정한 것은 국책은행으로서 책무 유기"라고 주장했다.

수은은 조 의원에게 "내부규정에 따라 관리대상 범위를 의결권 있는 주식 보유비중 30% 이상 기업에 한정했기 때문"이라며 "그중에서도 관리 필요성이 있는 회사만 지정했다"고 해명했다.

수은은 지난 2016년 조선업 구조조정 당시 국책은행의 출자회사 관리 부실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왔지만 개선 이행에 소홀했다. 즉각 관리체계를 개편하고 나선 한국산업은행과 비교됐다. 수은은 같은 해 10월 발표한 혁신안에서도 출자회사 관리 방안을 담지 않았다.

조 의원은 수은의 이같은 출자회사 관리 부실이 한국수출입은행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보유자산과 부채 관리를 위한 위험관리체제 구축·운용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다음 달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문제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그는 "국민혈세가 투입된 기업의 주식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수은이 자회사 관리에 안이해 부실 확산이 우려된다"며 "자회사에 적극적인 주주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지침)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준영 , 이재원 기자 samsar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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