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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fn 이사람]AI 트렌드 예측시스템 '엘시아' 개발 박동조 롯데제과 팀장 "AI로 3개월후 시장 트렌드까지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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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 4월부터 롯데제과의 전략회의에는 대형 화면이 하나 더 설치됐다. 신제품에 대한 토론을 하다가 현재의 트렌드나 시장상황 등 궁금한 점이 생기면 이 화면에서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롯데제과가 1년반에 걸쳐 야심차게 준비한 인공지능(AI) 트렌드 예측 시스템 '엘시아'다.

롯데제과 박동조 AI-TFT 팀장(사진)은 엘시아의 탄생을 주도한 장본인이다. 세계 최초의 AI 기반 트렌드 예측 시스템이지만 처음에는 어린 아이를 가르치듯 기초부터 하나하나 정보를 입력하고 학습을 시켰다. 기존에 출시된 제품들의 맛, 재료, 식감뿐만 아니라 날씨, 시간 등 모든 요인들을 DNA라는 관점에서 접근했다.

박 팀장은 "각각의 제품 DNA와 시장 DNA를 믹스 했더니 경우의 수가 239해(10의 23승)라는 수치가 나왔다"면서 "인간은 도저히 소화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이를 넘어선 인공지능과 딥러닝으로 시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엘시아의 탄생은 3~4개월 단위로 바뀌는 트렌드를 빠르게 짚어내고 이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롯데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일환이다. 지난 1년반 동안 투입된 200여명의 연구인력이 엘시아 프로젝트에 매달렸고 결국 현재의 트렌드와 3월 후의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박 팀장은 "처음에는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마무리 단계에서는 그때 시작하지 않았으면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의 양이 늘어나는데 디지털 세상에서는 데이터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따라오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과거 데이터가 많이 늘어날수록 미래도 예측도 할 수 있고 기간과 정확도도 늘어난다. 엘시아는 지금도 하루에 100~ 200개가량의 신제품을 업데이트 하고 있다.

엘시아의 가장 큰 강점은 상품의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박 팀장은 "엘시아는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선호하는지 트렌드를 서칭하는 데 강점이 있다"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제품을 제안하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성공확률이 확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엘시아 개발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소비자들이 칼라만시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짚어냈는데 이후 칼라만시가 음료 시장에서 유행을 하게 됐다고. 특히 출시 두달 만에 150만개가 팔린 롯데제과의 곤약젤리 역시 엘시아의 도움을 받았다. 결국 엘시아를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이나 유행을 미리 파악하고 초기단계에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

박 팀장은 "엘시아는 제과업계뿐만 아니라 유통·패션업계에서도 곧바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실제로 각 업종의 1위업체들에서 엘시아에 대한 문의와 미팅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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