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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고삐풀린 폭염 물가 ①] 폭염에 배추값 천정부지…포장김치도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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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강원 태백 매봉산 고랭지 배추가 폭염으로 작황이 악화된 모습.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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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한 포기 5000원, 주부들 포장김치 수요↑

-폭염ㆍ가뭄에 배추 무름병ㆍ칼슘 결핍 많아

-8월말 9월초 제조사, 배추수급 어려움 예상돼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여름 내 계속된 폭염으로 배추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주부들이 포장 김치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김치 제조사들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폭염 여파로 배추의 작황이 악화돼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배추 포기당 도매가격은 지난달 중순 2652원에서 하순에는 3745원으로 오르더니 이달 상순에는 3593원, 중순에는 5096원을 기록했다. 고랭지 배추 주산지인 강원지역에 폭염과 가뭄이 계속된 탓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계속되는 고온 현상에 배추는 무름병과 칼슘결핍이 일어났고, 작황이 부진한 상태”라며 “폭염 대응 과정에서 영농비가 상승한 것이 배추가격에 반영됐고 생산량 자체도 줄어들어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고있다”고 했다.

포장김치 판매는 호조세다. 업계 1위 대상 종가집 7월 매출이 작년 같은기간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포장 김치 수요는 꾸준하게 늘어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이 작년보다 10% 이상 증가하며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대상은 하루 평균 70t인 포장김치 생산량을 최대 100t까지 늘린 상태다.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 역시 올 상반기까지 작년 동기보다 판매가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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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종가집 김치 제조현장인 강원도 횡성 공장 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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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김치 성수기인 여름시즌 매출을 합치면, 양 사 모두 역대 최고 매출이 예상되지만 문제는 가을부터다. 저장중인 배추를 소진한 8월말~9월초에 제조 김치에 배추 물량이 부족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상 한 관계자는 “연구원들이 배추밭을 가보면 껍데기는 흐물흐물하고 속은 비어져 있는 배추가 많다고 한다”며 “폭염 여파로 품질 규격에 맞는 배추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예년에도 병충해나 폭우 등으로 문제가 있었던 적은 있지만, 올해는 유독 더웠던 날씨 탓에 품질을 맞추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 역시 “정상적인 품질의 배추 물량이 부족해지면 유통 채널에서 필요한 김치 공급 주문을 제때 맞추기 힘들수도 있다”고 했다.

업계는 현재 폭염이 주춤한 상태지만, 또다시 늦여름 더위가 시작된다면 김장 수요와 맞물려 배추 수급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포장김치 수요가 늘면서 일부 김치 품목은 판매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배추값이 오르면서 포장김치 가격도 상승할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우려도 나오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개월에서 연간 단위로 배추 수급계약을 맺고 있어 가격 등락을 제품가에 수시로 반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1인가구와 맞벌이 가정이 많아지고 편의성을 선호하게 되면서 포장김치 시장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2014년 1402억원이었던 소매점 포장김치 시장은 지난해 2129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역시 두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 대상 종가집이 업소용(B2B)과 가정용 포장김치(B2C)를 합쳐 연간 25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CJ제일제당 비비고는 연간 500억원 수준의 가정용 포장김치를 판매하고 있다. 포장김치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대상 종가집(47.4%)이 1위를, 그 뒤를 CJ제일제당 비비고(31.4%)가 쫓고 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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