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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시중은행, 터키 리라화 환전 사실상 중단…"은행권 금융불안 영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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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민·하나 등 보유 수량 소진시까지, 위험노출 규모 1360억원 추산

[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터키 리라화가 폭락한 가운데 국내 시중은행들이 리라화 환전 서비스를 사실상 중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터키발 금융불안이 국내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의견이 나왔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한도 내에서 리라화 환전을 해 줄 계획이다. 리스크가 있는 리라화를 추가적으로 사오기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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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터키 익스포저 현황.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신한은행은 지난 14일부터 리라화 환전 사전예약 서비스를 중지했으며, 영업점에 직접 방문하는 사람에 한해 영업점이 보유한 한도 내에서 리라화를 환전 해주고 있다. 은행 영업점에서 보유하고 있는 리라화 한도가 바뀌고 있는 만큼 사전예약을 수용할 상황이 아니다.

KB국민은행도 여의도 본점과 명동 지점, 강남 지점 등 3개 지점에서만 보유하고 있는 리라화를 환전해주고 있다. 이마저 거의 소진된 상황이다. KEB하나은행 역시 현재 영업점에서 보유한 리라화만 환전해 주고 있다. 이들 시중은행들은 환전 신청자들에게 달러나 유로화 등으로 환전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단 우리은행은 인천공항 지점 한 곳에서 환전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리라화가 소진되면 환전이 힘들지만 아직까지 리라화를 찾는 사람도 적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리라화를 추가 매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현재 보유량이 소진 후 추가적인 환전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리라화는 그동안 수요 자체가 많지 않아 일반은행 영업점에 보유 수량이 많지 않다. 현재 리라화를 환전하려는 이들은 터키 금융위기를 노린 투기 목적의 환전일 가능성이 있다. 시중은행들이 환전을 위해 리스크를 지고 리라화를 사오기는 부담스런 상황이다.

또한 이 같은 터키발 금융불안이 국내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앞서 미국과 터키 양국간 무역 전쟁과 정치적 대치 상황이 발생하면서 터키발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됐다. 이로 인해 리라화 가치는 폭락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날 국내 시중ㆍ지방은행 등 일반은행의 대 터키 익스포저(위험노출액)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말 기준 약 1360억원 규모로 이는 총 익스포저의 0.1% 이하로 미미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은행의 우수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보유 익스포저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다.

김성진 나이스신평 책임연구원은 "국내 금융권 전체로도 터키에 대한 익스포저 규모가 올해 3월말 기준 12억2000만달러로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그러나, 터키에 대한 간접적 익스포저를 고려할 경우 터키의 금융 불안이 국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터키의 금융 불안이 터키의 직접 익스포저 뿐만 아니라 카타르 주요 은행에 대한 익스포저를 통해 국내 금융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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