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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내성 줄이고, 효능시간 늘리고"…월 1회 먹는 에이즈 치료제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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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약회사들이 한 번 감염이 확인되면 평생동안 복용해야 하는 에이즈치료제의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한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 제약회사들은 장시간 약효를 늘려 매일 먹어야 하는 약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내성이 생기지 않는 신약을 개발 중이다.

17일 윤철희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박사가 발표한 ‘HIV·AIDS 치료제 개발 현황’에 따르면 글로벌 에이즈치료제 연구는 환자 몸에서 장시간 작용하는 항바이러스 제제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선비즈

통합효소억제제의 구조와 HIV 행동예측모델. /질병관리본부 제공



사람이 HIV(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에 걸리면 아직까지 완치법이 없어 평생 항바이러스제를 먹어야 한다. 이 항바이러스 약은 내성 발현을 고려해 매일 1~2회씩 여러 알약을 꾸준히 먹어야 하기 때문에 계속 치료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길리어드, 머크샤프앤돔(MSD),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같은 다국적 제약사들은 수 개월에 1번 투약해도 약효가 유지되는 에이즈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GSK는 장기지속성 에이즈치료 주사로 월 1회 투여가 가능한 ‘카보테그라비르’의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이 약은 반감기가 최대 40일에 달해 환자가 최대 1~2개월에 1번만 약을 먹으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예상되는 상업화 시기는 2021년이다.

길리어드는 최근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빅테그라비르에 엠트리시타빈와 테노포비르 성분을 더한 3중 복합제 ‘빅타비’의 허가를 받았다. 이 약은 18시간에 1번씩 복용이 가능하면서 기존 에이즈 치료제와 유사한 바이러스 증식 억제 효능을 갖는다.

특히 에이즈 치료제 개발은 효능 지속시간 뿐 아니라 항바이러스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HIV가 약물 내성을 갖고 다른 돌연변이 바이러스로 변하지 않도록 여러 약을 한 번에 먹거나 여러 성분이 복합된 단일 약이 개발되는 이유다.

MSD는 최근 ‘도라비린’ 성분의 에이즈치료제 MK-1439 임상3상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에서 도라비린은 다른 항바이러스제들과 병용 시 약물간 상호간섭이 없었으며, 나쁜 콜레스테롤 증가가 적고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BMS가 개발 중인 ‘포스템사비르’는 체내에서 템사비르로 대사되면서 HIV의 수용체에 우리 몸의 세포보다 먼저 결합하는 기전을 갖는다. 이 작용기전에 따라 변이된 HIV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올해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승인한 항체의약품 ‘트로가조(성분명 이발리주맙)’은 면역계 일종의 막을 형성해 HIV의 침투를 막아 기존 약물에 내성을 띄는 HIV의 증식을 억제한다. 이 약은 2주일에 한번씩 정맥주사하는 방식을 갖는다.

윤철희 박사는 "내성 획득력이 뛰어난 HIV에 대항하기 위해 인류는 다양한 약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며 "매일 먹는 약에 대한 불편함을 덜기 위한 장시간 작용제가 개발된 후에는 다른 형태의 내성 발생에 대해 미리 예측하고 새로운 치료 타겟을 찾아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환 기자(tope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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