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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폼페이오 “더 늦기전에 빅 스텝 기대”… 김정은은 “강도적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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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앞두고 北-美간 온도차

동아일보

빗속에도 관광지구 시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지구를 시찰하는 모습이 17일 노동신문에 공개됐다. 김정은이 시찰 도중 내린 소나기에 옷이 흠뻑 젖었는데도 당 간부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관광산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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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6일(현지 시간) “북한과 진전이 계속 이뤄지고 있으며 더 늦기 전에 큰 도약(big step)을 만들어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관련 상황을 설명해 달라고 하자 ‘낙관적인 보고’를 한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강도적 제재 봉쇄”라며 날을 세웠다.

○ 미국은 “진전 있다”는데 김정은은 “강도적 제재”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그들(북한)과 대화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면서 “앞으로 수십 구가 아니라 수백 구의 북한 내 전사 장병들의 유해가 돌아올 수 있도록 후속 단계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곧이어 ‘큰 도약’에 대한 희망도 드러냈다. 14일 트위터에 “우리는 (비핵화)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적은 데 이어 본인의 네 번째 방북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높인 것이다.

이에 앞서 12일 판문점에서 열린 북-미 실무접촉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실무접촉에 ‘국무부 라인’인 해리스 대사까지 투입시키며 폼페이오 장관의 내밀한 의중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직전 태평양사령관을 지낸 해리스 대사는 북핵 동향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여서 비핵화 의제 의견이 교환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이르면 다음 주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판문점 실무접촉 외에도 북-미가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 비핵화 이행과 관련한 접점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북한의 표면적 반응은 싸늘하다. 김정은이 원산을 찾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같은 방대한 창조대전은 강도적인 제재 봉쇄로 우리 인민을 질식시켜 보려는 적대세력들과의 첨예한 대결전”이라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은 17일 전했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김정은이 직접 나서 제재를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이런 북-미 간 온도 차는 결국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앞둔 협상력 제고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다음 달 9일 정권수립 70주년, 미국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각자 주고받을 ‘파이’의 면적을 넓히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긍정적 기대와 달리 아직 북-미가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연구센터장은 “폼페이오 장관이 ‘진전’을 언급하는 것은 구체적인 합의는 없지만 희망적 메시지를 통해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려는 것”이라고 했다.

○ 트럼프 “중국 때문에 북-미 문제 약간 타격”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각료회의에서 좀처럼 북한 비핵화에 속도가 나지 않는 것을 재차 중국 탓으로 돌렸다. 그는 “(북-미 간) 관계는 매우 좋아 보인다”면서도 “아마도 중국 때문에 약간 타격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중국은 내가 무역에 관해 취하는 조치에 불만스러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한국 의원들을 통해 ‘4자 종전선언’ 참여를 미국에 제안한 사실을 공개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과 3당 간사단은 17일 베이징 한국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주임과의 회담을 전하며 “최근 중국이 미국에 남북미중 4자가 참여하는 종전선언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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