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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MB시절 '민간인 댓글부대 운영', 국정원 팀장들 법정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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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정치·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한 국가정보원 팀장급 직원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최병철 부장판사)는 17일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정원 심리전단 팀장급 간부 최모씨에게 징역 1년6월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심리전단의 다른 팀장급 간부 성모씨와 사이버팀 팀원으로 실무를 담당한 국정원 직원 박모씨에게는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각각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온 최씨와 성씨, 박씨는 이날 줄줄이 법정 구속됐다.

이들은 원세훈 전 원장 시절 국정원 지휘부의 지시를 받아 외곽팀장들에게 정치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포털·트위터 게시글을 쓰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는 2013년 원 전 원장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위증한 혐의를 추가로 받았다. 박씨는 외곽팀을 확대 운영한 것처럼 가짜 외곽팀장 프로필을 만들어 상부에 보고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이들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국가기관인 국정원이 관여한 조직적 범죄라는 점에서 그 중대성과 심각성을 고려할 때 결코 가볍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국가안전 보장에 쓰일 국정원 예산 수십억이 여론 왜곡 등에 사용됐고 국민적인 충격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상부의 지시를 사실상 거부하기 어려웠을 수 있지만, 그런 사정을 지나치게 참작하면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될 국정원 내부의 위법이 재발하는 것을 막지 못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사이버 외곽팀' 팀장들은 모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지지단체의 대표를 지낸 차미숙씨 등 7명의 외곽팀장들에게 각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상대적으로 가담 기간이 짧은 외곽팀장 양모씨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또 이들은 모두 1∼2년의 자격정지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수년간 게시글을 작성하며 조직적·계획적으로 정치에 관여했고 그 대가로 각각 수억원을 수령했다"며 "자신의 행위가 사회적으로 끼칠 악영향이 적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증거를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정원 퇴직자 모임 '양지회' 사무총장 박모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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